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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예람 중사 사건 수사 개입' 전익수…法 "강등 처분 타당"

이데일리 성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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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예람 중사 사건 수사 개입' 전익수…法 "강등 처분 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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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전익수, 품위 유지 의무 위반해"
이 중사 유족, 대법원 상고 의지 보여
[이데일리 성가현 기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 불법 개입 의혹을 받는 전익수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에게 내려진 강등 처분이 타당하다는 2심 판단이 나왔다.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전익수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지난해 8월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전익수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지난해 8월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고법 행정3부(재판장 윤강열)는 30일 오후 전익수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는 자신에 대해 악의적 보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수사검사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취지로 (연락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감안한다 해도 수사검사에게 이러한 행위를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강제추행 사건과 관련해 수사 객관성 및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수사가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된 상황임에도 원고는 구속영장 정보를 전달받았다”며 “자신의 혐의를 수사하는 군 검사에게 사전에 알아낸 휴대폰 전화로 연락해 자신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하고 근거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점을 미루어 봤을 때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해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전 전 실장에 대한 징계사유 4가지 중 품위 유지 의무 위반만 인정했다.

이 중사 유족 측은 대법원 상고 의지를 보였다. 유족은 이날 2심 선고에서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유족 측은 “추후에도 이런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전 전 실장의 사례를 보고) ‘나도 가볍게 피해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다는 게 가장 먼저 떠올랐다”며 “대법원에서는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가져야만 향후 이러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피해자가 보호받고 다시 사회로 나가서 제대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재판부에서 강등처분을 인정하고 제4징계사유를 설명하며 해임·파면도 가능하다고 언급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인정되지 않은 징계사유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군사법체계를 잘 알지 못해 오해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 전 실장에게 수여된 삼정검을 빨리 회수해야 하는데, 국방부가 검토하고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삼정검을 주는 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라는 상징적인 행위인데 계급이 대령으로 강등되면 검도 회수해 불법하고 부당한 행위에 걸맞은 책임을 물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정검은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할 때 수여되는 검이다.

전 전 실장은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고(故) 이예람 중사가 지난 2021년 3월 선임 부사관에게 성추행당한 뒤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보고를 방치하거나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실 초동 수사의 책임자라는 의혹을 받았다. 그는 수사 진행 과정에서 군 검사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구속영장청구서 기재 내용과 근거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등 위력을 행사했다고도 알려졌다.


이에 이듬해 11월 전 전 실장은 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됐으나, 징계 취소 소송과 함께 징계 효력을 임시로 멈춰달라는 취지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에서 이를 일부 인용해 전 전 실장은 같은 해 12월 준장으로 전역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6월 전 전 실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의 행위는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해하는 대단히 부적절한 행위”라며 “군 검사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공정한 직무수행을 그르치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은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오히려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 전 실장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 일탈 및 남용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 중사 사건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면담 강요 혐의로 기소된 전 전 실장은 지난 4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