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허브유니버스25] 셰린 네이피어 깃허브 APAC지역 부사장 인터뷰
셰린 네이피어 깃허브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부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깃허브 유니버스 2025' 현장에서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이렇게 밝혔다. 깃허브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한국 개발자 수는 266만명, 지난 1년 간 45만명이 합류하면서 한국이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활약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했다는 취지였다.
깃허브는 한국 성장세를 기회로 삼고 국내 기업 고객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주요 고객사로는 KT, 카카오, LG전자가 있고 네이피어 부사장은 "더 많은 투자로 성과를 낼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 깃허브 왜 합류하나 봤더니…"에이전틱 AI로 개발 생산성↑"
네이피어 부사장은 한국뿐만 아니라 APAC 지역에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인도는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하고 있고, 향후 5년 안에 세계에서 가장 큰 개발자 커뮤니티를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일본도 매우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원동력은 무엇일까. 네이피어 부사장은 "개발자들이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플랫폼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모든 성장은 에이전틱(Agentic) AI가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행동하는 AI다. 인지, 결정, 행동 과정을 거쳐 센서를 입력하거나 데이터로 외부 환경을 인지한 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결정을 내리는 AI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깃허브에서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워크플로우를 결합하고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깃허브는 개발자가 단일 플랫폼에서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차세대 비전 '에이전트 HQ'를 추진할 계획이다. 깃허브 플랫폼 위에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코그니션, xAI 등 코딩 에이전트를 올려 에이전트 선택지를 넓히는 방식이다.
네이피어 부사장은 "개발자가 한계 없이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깃허브의 철학"이라며 "미션 컨트롤(Mission Control) 관점에서 개발자가 권한을 갖고 에이전트 행동을 승인한 뒤 어떤 작업을 할당할지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사 로그(Audit Log)를 통해 에이전트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느 개발자가 해당 작업을 실행시켰는지를 추적할 수 있게 됐다"며 "보안과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개발자에게 강력한 기능을 선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가 늘어나면서 개발 시장에도 우려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네이피어 부사장은 "에이전트 수가 급증하면서 통제와 감사 측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개발자들은 '누가 이 코밋을 실행(커밋)했고 생성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묻고 있고 이제는 해답을 내놓을 때"라고 이야기했다.
개발자가 코파일럿 같은 생성형 AI 기반 보조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현재 깃허브는 AI 개발자 도구 '깃허브 코파일럿'을 통해 코드를 제안하거나 코딩 개념을 자연어로 분석해 개발자가 생산성을 높이도록 돕고 있다. 네이피어 부사장은 "깃허브 코파일럿은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다"고 단언했다. 이어 "과거에는 개발자가 코드를 모두 작성해야 했고 외부 플랫폼에서 정보를 직접 수집해야 하기도 했다"며 "이제는 개발자가 '추천'을 받는 통합개발환경(IDE)으로 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피어 부사장은 AI 에이전트와 개발자 도구를 중심으로 APAC 지역에서 변화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피어 부사장은 "APAC은 전 세계 인구 60%를 차지하는 지역이고 개발자 비율도 높다"며 "인도네시아·베트남 같은 국가에서도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만큼 놀라운 에너지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깃허브는 국내 기업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루프트한자시스템, 노키아, 핀터레스트, 볼보, AT&T, 시티그룹 등에 '깃허브 코파일럿'을 지원했던 이력을 발판 삼아 한국에서도 고객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180만명 이상의 개발자가 깃허브 코파일럿을 유료 구독 중이다.
국내에서는 KT, 카카오, LG전자 등 국내 기업은 깃허브 코파일럿을 도입했다. 네이피어 부사장은 "올해 3월 마이크로소프트(MS) AI 투어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했고, 카카오·KT를 만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두 기업은 깃허브가 한국 시장을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LG는 물론 현대오토에버도 훌륭한 고객"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을 겨냥한 이유로는 "한국은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대기업 시장을 갖고 있고, 새로운 개발 역량을 갖춰 성장할 잠재력을 지녔다"고 꼽았다.
MS와도 협력을 넓힌다. 네이피어 부사장은 "MS와 함께 고객을 만나 포괄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깃허브만으로 끝나지 않고 애저 구성요소를 패키징하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MS는 2018년 깃허브를 인수한 뒤 시너지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인력도 확보한다. 네이피어 부사장은 "한국을 공략하기 위해 직원을 추가로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사무소(오피스)를 설립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이야기했다. 네이피어 부사장은 "APAC 지역에서 자체 사무실을 운영하는 대신, 파트너 생태계를 활용할 예정"이라며 "언어와 문화적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파트너들과 협력해 한국에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일부 기업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주요국 데이터 기준 등을 위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네이피어 부사장은 "깃허브는 트러스트 센터(Trust Center)를 통해 초기 우려와 질문에 대응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깃허브 코파일럿 트러스트 센터는 보안, 개인정보보호, 규정 준수 및 투명성에 대한 기준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문의센터다.
현재 APAC 기업들은 다양한 규제와 거버넌스를 지켜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러한 지원책이 주효할 전망이다. 깃허브는 '데이터 레지던시(Data Residency)'도 지원하고 있다. 데이터 레지던시는 기업이 물리적으로 데이터를 어떤 국가 서버에 저장하고 처리하는지 규정하는 일종의 원칙이다. 각국마다 개인정보보호법과 같은 법령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충족할 만한 원칙을 지키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피어 부사장은 "미국, 유럽, 호주에서 데이터 레지던시(Data Residency) 인스턴스를 시작했고 추후 일본에도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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