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 위조 징후는 발견 안 돼”
프랑스 후기 인상파 화가 폴 고갱의 ‘자화상’(사진)이 100년 동안 진위 논란에 시달린 끝에 ‘진품’ 판정을 받았다.
28일(현지시간) 아트뉴스(ArtNews)에 따르면 스위스 바젤미술관은 “분석 결과, 고갱이 생전에 제작한 작품으로 확인됐다”며 “의도적 위조의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고갱이 1903년 사망하기 전 마지막으로 그린 자화상 중 하나로, 1945년부터 바젤미술관이 소장해왔다. 그러나 작품이 처음 경매에 등장한 1924년부터 진위 논란이 이어졌고, 1928년 바젤 전시 당시에도 ‘추정 자화상’으로 표기돼 진위 논란이 지속됐다.
논란은 올해 초 다시 불붙었다. 예술 수사 전문가로 알려진 파브리스 푸르마누아르가 프랑스 매체 르 코티디앵 드 라르와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고갱의 친구 응우옌 반 깜이 사후에 모사한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바젤미술관은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바젤미술관은 베른예술대학교에 작품의 미세 샘플을 보내 안료 분석과 방사선 촬영, 적외선 반사촬영(IRR) 등 검증을 했다. 검사 결과 이 작품에 사용된 안료는 1903년 고갱 사망 무렵 유통된 재료와 일치했다. 따라서 작품의 기본 골격은 고갱 생전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스캔 과정에서 얼굴 일부를 나중에 덧칠한 흔적이 발견됐다. 바젤미술관은 “응우옌 반 깜이 수정에 관여했을 수도 있다”며 “고의적인 위조의 증거는 없다”고 했다. 이 자화상은 고갱 공식 카탈로그 레조네에 진품으로 등재됐다. 바젤미술관은 “현재 이 작품은 다시 전시장에 걸려 관람객에게 공개되고 있다”고 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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