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건강 크게 악화, 가족들도 피해"…피고 측 "표현의 자유" 반박
프로방스 상륙작전 기념행사 참석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브리지트 여사 |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지트 여사가 남성이었다는 헛소문 탓에 가족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브리지트 여사의 딸이 법정에서 증언했다.
28일(현지시간) 가디언·BBC·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브리지트 여사의 딸 티판 오지에르는 최근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10명의 재판 이틀째인 이날 증인으로 출석, 온라인의 거짓 주장들이 어머니의 삶을 망쳐놨다고 호소했다.
오지에르는 "어머니를 정말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가족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며 "손자들은 '네 할머니가 거짓말을 하고 있어', '네 할머니가 사실은 할아버지야' 같은 말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어머니는 모든 이미지가 왜곡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자세로 서 있어야 하는지까지 걱정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멈춰야 할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검찰은 '브리지트 여사가 성전환 수술을 한 남자'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마크롱 부부에 고통을 준 혐의로 10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마크롱 부부의 나이 차이를 근거로 브리지트 여사의 '소아성애'를 주장하기도 했다. 마크롱 부부는 고등학교 교사와 학생으로 처음 만났다. 2007년 결혼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은 29세, 브리지트 마크롱은 54세였다.
피고인들은 남자 8명, 여자 2명으로 이들의 나이는 41∼60세다. 직업은 교사·미술관 운영자·컴퓨터 과학자 등이며 이중 잘 알려진 인플루언서도 있지만 팔로워가 적은 경우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피고인들은 재판에서 브리지트 여사와 그의 가족에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다며 괴롭힘 혐의를 부인했다. 자신들의 주장이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3∼12개월의 징역형 집행유예와 최대 8천유로의 벌금을 구형했다. 재판을 통해 유죄가 확정되면 이들은 최대 징역 2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마크롱 부부는 같은 주장을 한 미국의 우익 인플루언서 캔디스 오언스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앞서 유튜브를 통해 같은 루머를 유포했다가 명예 훼손 혐의로 기소된 프랑스 여성 2명은 항소심에서 표현의 자유가 인정돼 무죄를 선고받았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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