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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美 에너지부에 AI 슈퍼컴 7대 구축… 6G 인프라 구축도 추진

조선비즈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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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美 에너지부에 AI 슈퍼컴 7대 구축… 6G 인프라 구축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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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에 자사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미국 내 6세대(6G) 통신 인프라 확충에도 참여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개발자행사(GTC) 기조연설에서 “미국 에너지부와 협력해 AI 슈퍼컴퓨터 7대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개발자 행사를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엔비디아 슈퍼컴퓨터는 양자컴퓨터 기반으로 아르곤 국립연구소와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등 에너지부 산하 주요 연구기관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들 연구소는 핵에너지와 국방 관련 첨단 기술을 다루는 만큼,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터가 미국의 전략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황 CEO는 “국가 역량을 에너지 성장 지원에 투입한 것은 완전한 게임체인저였다”며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말하는 등 이번 협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밀한 협업의 결과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엔비디아는 또 핀란드 통신장비업체 노키아와 손잡고 통신 분야 협력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노키아의 6G 기지국에 AI 무선컴퓨터 신제품 ‘아크’를 적용해 전력 효율을 높이고, 미국 중심의 6G 인프라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노키아 지분 2.9%(약 10억달러)를 취득하기로 했다. 황 CEO는 “통신망은 모든 산업의 척추”라며 “미국이 6G 시대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엔비디아는 GPU 72개를 집적한 초고성능 AI 컴퓨팅 시스템 ‘NVL72’를 처음 공개했다. 또 로봇과 제조설비 자동화 등 피지컬 AI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산업용 컴퓨터 ‘옴니버스’도 선보였다. 황 CEO는 “옴니버스는 미국 내 새로운 제조시설의 설계와 생산 효율화에 직접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CEO는 “AI 컴퓨팅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세대 교체 속도도 그만큼 빨라지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이전 GPU 아키텍처 ‘호퍼’의 누적 매출은 1000억달러 수준이지만, 후속 모델 ‘블랙웰’과 ‘루빈’은 올해에만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 우버와의 전략적 협력도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하이페리온’을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 10만대가 2027년부터 우버 네트워크에 투입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사이버 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안보 관련 기업 팔란티어와의 협업도 발표했다. 특히 미국 정부와 밀접하게 협업하는 것으로 알려진 팔란티어와 관련해 황 CEO는 “우리는 팔란티어와 협력해 그들이 수행하는 모든 작업을 가속화한다”며 “팔란티어는 정부, 국가안보 등을 위해 빛의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해 통찰력을 도출해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발표 내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맞춘 듯한 발언을 반복한 황 CEO는 “엔비디아는 이제 미국에서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만들고, 전 세계를 위해 공급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문장으로 기조 발표를 마쳤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5% 가까이 상승한 201.03달러로 마감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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