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일에 사이렌이라도 울렸으면…옆에 지켜주는 사람 없어 얼마나 외로웠을까 "
29일 오전 10시 29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사이렌이 울리자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에 참석한 추모객 박모(69)씨가 한 말이다. 이날 행정안전부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서울시 등과 함께 기억식을 진행해 추모를 위한 사이렌을 서울 전역에 울렸다. 사이렌이 울리는 가운데 광장에 모인 국내외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일반 시민 등 주최 측 추산 약 2000여명은 묵념했다. 참사 발생 후 정부가 유가족과 함께 연 첫 공식 추모식이다.
추모식엔 정부 대표로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석했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추모사를 낭독했다. 1·2주기 이태원 참사 추모식에도 모두 참석했다는 김모(65)씨는 “처음엔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몰라 유가족들 위한 봉사를 해왔다”면서 “이번엔 정부가 사과도 하고, 기억식도 함께 하면서 올해엔 조금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10시 29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사이렌이 울리자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에 참석한 추모객 박모(69)씨가 한 말이다. 이날 행정안전부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서울시 등과 함께 기억식을 진행해 추모를 위한 사이렌을 서울 전역에 울렸다. 사이렌이 울리는 가운데 광장에 모인 국내외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일반 시민 등 주최 측 추산 약 2000여명은 묵념했다. 참사 발생 후 정부가 유가족과 함께 연 첫 공식 추모식이다.
추모식엔 정부 대표로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석했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추모사를 낭독했다. 1·2주기 이태원 참사 추모식에도 모두 참석했다는 김모(65)씨는 “처음엔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몰라 유가족들 위한 봉사를 해왔다”면서 “이번엔 정부가 사과도 하고, 기억식도 함께 하면서 올해엔 조금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고(故) 스티네 에벤센씨의 부모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딸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우상조 기자 |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시민 약 500명이 추모식을 찾았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추모식을 지켜봤다. 추모객들은 ‘별들과 함께, 진실과 정의로’가 적힌 전단을 들고 ‘10·29’ 날짜가 적힌 배지를 달았다. 대학원생 A(30대)씨는 “나 또한 축제를 좋아하는 만큼 그날 이태원에 갔었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경북 경주에 있어 영상으로 추모사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즐거워야 할 축제의 현장이 한순간에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바뀌었던 그 날의 참상을 결코 잊을 수 없다”며 “대통령으로 참사 유가족과 국민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유가족 대표인 고(故) 이재현 군의 어머니 송해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의무를 다했다면 159명의 희생자는 지금 우리 곁에서 각자 내일을 살고 있었을 것"이라며 “지난 3년간 우리는 국가로부터 외면당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노르웨이 국적의 희생자 스티네 에벤센의 어머니 수잔나 에벤센도 “2023년 10월 1주기 추모식 때 한국을 찾았고, 한국의 부모님들이 1년 내내 싸워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세상을 넘어 우리를 이어주는 사랑을 믿는다”며 울먹였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3주기 기억식은 안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또 다른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생명과 존엄이 지켜지는 사회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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