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뉴시스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재개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오후 성명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안보회의에서 가자 휴전 위반이 반복되는 상황에 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후 가자지구에 즉시 강력한 공격을 가할 것을 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지시는 하마스가 휴전 1단계 합의를 어기고 이스라엘에 인질 시신을 제대로 반환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내려졌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스가 전날 인도한 시신 1구의 신원이 기존에 송환된 인질 사망자의 다른 신체 일부였던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하마스의 명백한 협정 위반"이라며 "네타냐후 총리는 안보 기관 수장들과 안보 회의를 열어 위반 사항에 관한 이스라엘의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미리 준비된 건물에서 시신 일부를 꺼내 근처에 묻는 장면이 촬영됐다"며 해당 장면이 담긴 드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불도저가 시신을 파내기 전 잠시 땅에 묻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스라엘은 또 하마스가 가자 남부 라파에서 자국 병력을 향해 대전차미사일과 저격 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9일과 25일에도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이 공격받았다며 공습을 일시 재개했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성명을 내고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병사들을 공격하고 인질 시신 송환 합의를 위반한 것에 대해 엄중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날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병사 공격은 명백한 금지선을 넘은 행위이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27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하마드 시티에서 이집트인들이 중장비로 이스라엘 인질 시신을 수색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
네타냐후 총리의 명령 후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 전투기의 공습이 시작됐다. 가자지구 민방위청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최소 세 차례 공습으로 가자지구를 폭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방위청에 따르면 이 공습으로 최소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격 명령에 이날 새로 발견했다는 인질의 시신 인도를 연기하며 "이스라엘의 (휴전 합의) 위반 행위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인질 시신을 숨겼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이 "근거 없다"며 "이스라엘이 공격적인 조치를 준비하기 위해 거짓 구실을 찾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이스라엘이 시신 수색에 필요한 중장비가 가자지구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면서 "정치적이고 공격적인 계산에서 벗어나 인도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가자지구 공습 재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가자 휴전 합의가 성사된 지난 9일 이후 19일 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일 휴전이 발효된 뒤 합의 이행과 인질 송환 준비를 위해 가자지구 내 병력을 철수했다. 또 종신형 수감자 250명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약 2000명을 석방했다.
하마스는 휴전 후 가자지구 내 억류됐던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을 지난 13일 모두 석방했다. 사망 인질 시신은 소재 파악이 어렵다며 28명 중 15명의 시신만 인도했으며 계속 시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