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e-브리핑 입니다.
1. 먼저 러시아입니다.
서방 제재에 끄떡없을 것 같았던 러시아의 거대 석유기업이 결국 백기를 들었습니다.
1. 먼저 러시아입니다.
서방 제재에 끄떡없을 것 같았던 러시아의 거대 석유기업이 결국 백기를 들었습니다.
러시아 2위 석유 기업 루코일이 미국의 제재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해외 자산을 전면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루코일과 로스네프트를 제재 명단에 올린 지 불과 닷새 만인데요.
루코일은 세계 원유 생산의 약 2%를 차지하는 러시아 대표 민간 석유 기업입니다.
이라크 '서 쿠르나-2' 유전과 불가리아·루마니아 정유공장 등을 보유했지만, 서방 금융망에서 퇴출되며 헐값 매각이 불가피해졌습니다.
3년 가까이 누적된 제재가 러시아 에너지 산업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는 평가인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 호주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 AI 기능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요금을 부풀린 혐의로 호주 정부의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MS 365 구독 서비스에 AI 비서 '코파일럿'을 추가하며 개인 요금제를 45%, 가족 요금제를 29%나 인상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AI가 빠진 '클래식 요금제'가 여전히 있었음에도, 이 사실을 고의로 숨겨 약 270만 명의 소비자를 오도했다는 게 당국의 주장인데요.
위원회는 "단순한 사업 비용이 아닌 강력한 억지 조치가 될 만큼의 벌금과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AI를 앞세워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요금을 끌어올린 빅테크의 상술에 정부가 제동을 건 첫 사례로, 글로벌 빅테크 규제의 새 기준이 될 전망입니다.
3. 미국입니다.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에게 1조 달러, 우리 돈 약 1천400조 원 보상안을 주주들에게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이사회는 다음 달 6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머스크에게 1조 달러 주식을 지급하는 안을 찬성해 달라고 요청한 건데요.
이사회는 만약 보상안이 부결되면 머스크가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머스크의 이탈은 단순히 최고경영자를 잃는 것이 아니라 테스라의 혁신과 인재 유치의 원동력을 잃는 것이라고 공개 호소했는데요.
보상안이 통과될 경우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은 약 13%에서 최대 25%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미국 내 주요 노조, 감시 단체들은 보상 규모가 천문학적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요.
테슬라의 미래를 좌우할 이번 주총 표결 결과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4. 끝으로 중국입니다.
중국의 가을철 최고급 진미로 꼽히는 '털게'가 식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털게 최대 산지는 중국 장쑤성 양청후입니다.
예년 같으면 털게잡이로 분주했을 어민들이 올해는 텅 빈 그물만 바라보고 있는데요.
털게는 봄부터 가을까지 다섯 차례 탈피를 해야 하지만, 최근 3년간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성장 주기가 완전히 틀어졌습니다.
수온이 오르고 산소가 부족해지자 박테리아가 번식하면서 집단 폐사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한 양식업자는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면 이 산업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며 절망감을 드러냈습니다.
한 마리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고부가가치 수산물인 만큼, 생산량 급감은 곧바로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기후 위기가 환경을 넘어 식탁과 지갑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월드 e-브리핑이었습니다.
[유재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