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종로구 별들의 집서 기자간담회
유족 30여 명, 참사 발생 원인에 의구심
28일 서울 종로구 별들의 집에서 외국인 유족들이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이승혁 인턴기자 |
아시아투데이 김태훈 기자·이승혁 인턴기자 = "진실이 온전히 밝혀지고 책임이 규명되기를 바란다"(프랑스 희생자 유가족 파스칼 게네고씨)
"이 참사로 한 사람이 죽은 것이 아닌 우리의 희망, 삶이 사라졌다" (이란 희생자 유가족 A씨)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이태원 참사 추모 공간인 '별들의 집'에서 만난 외국인 유족들의 말이다. 이들은 애써 슬픔을 참으며 내부 벽면에 붙은 희생자들의 사진을 바라봤다. 30여 명이 모두 똑같은 표정이었다.
이날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맞아 유족협의회의 주최로 외국인 유족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프랑스, 이란 등 12개국에서 온 이들은 지난 3년 간의 소회를 밝혔다.
먼저 딸을 잃은 노르웨이 국적 에릭 에벤센 씨는 "매일 아침 악몽을 꾸고 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한국이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했었다. 이 같은 참사가 과거에는 발생하지 않았는데 왜 3년 전 그 날 발생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란 희생자의 유가족 A씨도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 할 수 있는지 싶다"며 "참사 진실이 밝혀지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족 대부분은 참사가 발생하게 된 원인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을 예상할 수 있었는데 정부가 방치한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러시아 국적의 희생자 김악사나 씨 어머니는 "함께 현장에 있던 조카와 큰딸도 밤새 악사나를 찾았다"며 "다음 날 아침 악사나가 죽은 것을 알게 됐다. 왜 3년 동안 조사도 없었는데 누구의 잘못으로 이렇게 된 건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시는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특히 '10.29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진상규명 활동이 종료된 뒤 조사 결과를 공유해달라고 주장했다.
외국인 유족은 지난 27일 참사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오는 29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리는 추모행사 '기억식'에 참여하고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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