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재심서 무죄 받아…박준영 변호사 "공권력 남용 총합 사건"
부녀, 재심서 누명 벗은 김신혜·장동익·윤성여 씨에게서 꽃다발 받고 미소
부녀, 재심서 누명 벗은 김신혜·장동익·윤성여 씨에게서 꽃다발 받고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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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가리 막걸리' 무죄 받아낸 박준영 변호사 |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청산가리를 탄 막걸리로 아내이자 친모를 살해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의 재심을 맡아 무죄를 끌어낸 박준형 변호사는 28일 "전형적인 검찰의 그릇된 수사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광주고등법원에서 피고인 A(75)씨와 그의 딸 B(41)씨 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후 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변호사는 "이 사건은 수사와 공소 유지 전 과정에 걸친 '공권력 남용의 총합'"이라며 "패륜 치정이라는 끔찍한 범행 동기를 만들어 꾸몄고, 무죄를 뒷받침할 증거를 확인하고도 은폐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들은 머릿속에 그려둔 시나리오를 피고인들에게 주입하며 회유했고, 기만과 이간으로 부녀 관계까지 흔들었다"며 "잘못을 인정하는 데 인색한 검찰의 조직 문화가 이 사건에 비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강조했다.
사건 발생 16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피고인 부녀도 법정 밖으로 나온 뒤 허망하다는 듯 눈시울을 붉혔다.
존속살해 혐의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가 24년 만에 재심으로 누명을 벗은 김신혜 씨, '낙동강 살인사건' 장동익 씨, '화성 연쇄살인 사건' 윤성여 씨 등으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자 뒤늦게 옅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들은 부녀의 무죄를 자축하는 의미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집니다'라는 현수막을 펼쳤고, 박수갈채를 보내며 부녀를 다독였다.
그제야 진정이 된 듯 마이크를 잡은 B씨는 "검찰과 수사관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증거를 확보하고, 진실한 수사를 했으면 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강압 수사로 헛된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신혜 씨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무엇보다 검찰의 사죄가 필요하다"며 "검찰이 사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재심 전문'으로 이름을 알린 박 변호사는 2007년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 사건의 재심을 시작으로 국내 굵직한 재심 사건을 맡아왔다.
이번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을 포함해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사건, 완주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치사사건, 친부 살해 김신혜 살인사건의 재심에서 무죄를 받아내며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사법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변호사로서 첫발을 뗀 2006년부터 현재까지 8건의 재심 사건을 맡았고, 이 중 7건을 무죄로 끌어냈다.
나머지 1건은 진도 저수지 살인 사건 재심으로, 현재 진행 중이다.
박 변호사는 "사법 피해자들의 삶이 무죄로나마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실적에 눈이 먼 공권력이 약자의 인권을 외면한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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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무죄' |
da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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