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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방위비·무역 갈등 봉합하나…아베 고리로 밀월관계 복원?

연합뉴스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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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방위비·무역 갈등 봉합하나…아베 고리로 밀월관계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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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카이치와 첫 회담서 불만 공개 표출 안해…"미일은 가장 강한 동맹"
日, 사전에 방위비 증액 공표·대규모 투자안 마련…"아베에만 의존 안돼" 지적도
합의문 교환하는 미일 정상(도쿄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서명한 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합의문 교환하는 미일 정상
(도쿄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서명한 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일본 방위비(방위 예산), 무역 협상 등을 둘러싸고 보이지 않는 갈등을 빚던 미국과 일본이 28일 도쿄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밀월 관계' 구축에 나서려는 분위기다.

아시아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첫 대면 회담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소환하며 미일 동맹 중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 아베 전 총리와 골프 등을 연결고리로 밀접한 교분을 쌓았고, 아베 전 총리가 2022년 피격 사망한 이후에도 아베 전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를 만나며 친근감과 애틋함을 드러내 왔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자 아베 전 총리의 '트럼프 대처법'을 최대한 활용해 접근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정적이었던 아베 전 총리 전략을 벤치마킹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부성 발언을 하고 '금빛 사무라이 투구'를 선물하며 환심을 샀다.

일본은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방위비 증액 압박을 피하려 했으나, 미국은 이후 관세 조치에서 일본을 예외로 두지 않았고 비공식적으로 방위비를 대폭 올리라고 요구했다.


양국은 지난 7월 관세 문제를 포함한 무역 협상을 타결했으나, 미국의 일본산 자동차 관세 인하 시점과 일본의 5천500억 달러(약 789조원) 대미 투자 등을 놓고 견해차를 보였다.

또 미국이 일본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1.8% 수준인 방위비를 6월께 3.5%로 올릴 것을 비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 파문이 확산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은 7월 초로 예정됐던 미일 외교·국방 장관(2+2) 회의 개최 보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미일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자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아베 전 총리는 훌륭한 친구였다"며 미국과 일본은 가장 강한 수준의 동맹국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이번 회담에서 가장 우려했던 방위비 문제와 관련해 "당신(다카이치 총리)이 일본 방위력을 대폭 강화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일 관세 협의를 거론하는 과정에서는 "매우 공정한 합의"라고 주장하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전 총리와 쌓은 우정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일본과 미국을 더 강하고 풍요롭게 하기 위해 일미 동맹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방위비 증액 방침과 일본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선물로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요구를 최대한 이행하는 모습을 통해 압력을 피하려 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지난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는 곧바로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올리는 시점을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에서 2025회계연도로 2년 앞당기기로 했고 방위력 강화를 위해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일본 정부가 이날 저녁 일본 기업 10여 곳이 총 4천억 달러(약 575조원) 규모 미국 사업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공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NHK가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파나소닉, 미쓰비시전기, 소프트뱅크그룹 등이 에너지, 인공지능(AI)용 전원 개발, AI 인프라 강화, 중요 광물 분야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회담에 대해 "'숨은 주역'으로서 아베 전 총리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며 "아베 전 총리의 외교적 유산을 활용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대상 외교의 기본 전략"이라고 해설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가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의존도를 너무 높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아베 전 총리 후계자라는 인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앞으로 아베 전 총리에게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이어 "일본의 국익을 위해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장할 것은 주장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개인적 관계를 구축할지가 초점"이라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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