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공수처장이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공수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이번 주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재승 차장검사를 포함해 공수처 전 부장검사들을 연달아 소환하며 공수처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28일 브리핑에서 “오늘 아침부터 공수처 이재승 차장검사를 직무유기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송창진 전 부장검사를 고발한 사건을 관련 법령에 따라 적절히 처리했는지, 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공수처 내부적으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차장검사는 이날 오전 취재진이 없는 지하 출입구를 통해 출석했다.
정 특검보는 이어 “직무유기 혐의와 관련해 오 처장을 이번 주 금요일 오전 9시30분에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 전 부장검사 조사는 오는 29일, 김선규 전 수사1부장검사 조사는 다음달 2일로 잡혀 있다. 특검팀은 지난 27일 송 전 부장검사 사건 담당 검사였던 박석일 전 수사3부장검사를 직무유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3시간가량 조사했다. 다만 공수처 쪽은 오 처장 소환과 관련해 “출석일정과 관련해 공수처장이 공식적으로 통보받은바 없으며 일정 역시 확정된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달 초 공수처가 송 전 부장검사 사건 수사를 고의로 지연시킨 정황을 확인하고 오 처장과 이 차장검사, 박 전 부장검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송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7월 국회 법사위 청문회에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관련 허위 진술을 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 위반)로 고발당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송 전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받고도 1년가량 대검찰청에 통보하지 않았고 특검 출범 이후인 지난 7월29일에야 대검찰청에 사건을 이첩했다고 한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수사처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이를 대검찰청에 통보해야 한다. 정 특검보는 공수처가 대검에 사건 통보를 미룬 사실 등 직무유기 혐의 구성 요건을 충족하는 정황이 있어 오 처장 등을 입건해서 수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형법 제122조에 해당하는 직무유기죄는 직무를 저버린다는 인식이 있어야 성립해 의무를 일부러 다하지 않았다는 고의성 입증이 필요하다.
한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조서 열람과 휴대전화 포렌식 선별 작업 입회를 위해 이날 오전 특검팀에 출석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7일 12시간가량 특검팀 조사를 받았다. 임 전 사단장은 그동안 특검팀 조사에서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해왔는데, 구속 이후에는 입장을 바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관련한 입장을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사단장은 채 상병 순직 당시 사용하던 휴대전화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오다가 구속영장 청구 전날 “비밀번호를 기적적으로 찾았다”며 특검팀에 비밀번호를 제공했고, 청구 당일 실물 휴대전화를 제출했다.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조사는 오는 30일과 31일 두 차례 더 예정되어 있다.
김수연 기자 l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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