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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조선왕실 2천개 보물 창고를 “놀이터처럼”…출입기록도 안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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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조선왕실 2천개 보물 창고를 “놀이터처럼”…출입기록도 안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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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열린 워싱턴 동포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 오른쪽은 조선왕조의궤의 일부분. 연합뉴스, 국가유산청

2023년 4월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열린 워싱턴 동포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 오른쪽은 조선왕조의궤의 일부분. 연합뉴스, 국가유산청


종묘 망묘루에서 지인들과 편법 비공개 차담회를 열고 경복궁 근정전에 들어가 어좌(용상)에 앉는 등 국가유산 사유화 논란에 휩싸인 김건희 여사가 이번엔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의궤 등 조선 왕실 유산이 보관된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까지 비공개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장고 문을 열게 되면 규정에 따라 기록을 남겨야 하지만, 김 여사가 방문할 땐 남기지 않았다.



28일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이기헌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김 여사는 2023년 3월2일 경복궁 경내 국립고궁박물관을 방문해 제2수장고에 들어갔다. 이곳엔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의궤, 어진(왕의 초상화) 등 유물 2100점이 소장돼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국보 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며, 조선왕조의궤 역시 보물 190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국가유산청은 답변 자료에서 “김 여사는 제2수장고를 방문해 약 10분간 실록, 의궤에 대한 설명을 듣고 퇴실해 차량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경복궁 땅 밑에 벙커 형태로 마련된 수장고에는 귀중한 기록물들이 다수 보관돼 있어 출입이 통제된다. 7~8단계의 보안 검색을 통과해야 들어갈 수 있으며, 문화재 재질 별로 온도와 습도를 달리해 관리한다.



고궁박물관은 지난해 처음으로 수장고 일부를 언론에 공개한 바 있으나, 김 여사가 방문한 제2수장고는 지금껏 공개된 바 없다.



수장고에 출입이 있을 경우 규정에 따라 일지를 작성해야 하지만, 고궁박물관은 출입일지에 김 여사 방문 사실을 누락했다. 국가유산청은 “당시 수장고 소장품관리관 및 담당자 동행하에 출입이 이뤄졌으나, 담당자 기록 누락으로 파악된다”며 “향후 동일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출입 관리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 영부인 가운데 수장고를 직접 방문한 인물은 없었다.



김 여사는 사흘 뒤인 3월5일(일요일) 오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고궁박물관을 다시 방문했다. 국가유산청은 “(대통령 부부가) 사전 통보 없이 방문해 방호실에서 당직자에게 방문 사실을 보고했다. 당직자 보고를 받은 박물관장이 도착했을 때는 관람 종료 무렵으로 경복궁으로 이동하는 중에 배웅 인사만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역시 사전 연락 없이 경복궁을 방문해 일반인 통제구역인 경회루 2층, 향원정, 건청궁을 차례로 들렀다. 건청궁은 조선 26대 임금 고종(1852~1919)과 명성황후(1851~1895)의 집무·생활공간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이어 명성황후 침전인 곤녕합에 단둘이 들어가 10분 정도 머무르다 나온 게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또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등과 함께 휴궁일인 2023년 9월12일 경복궁을 방문해 국보 223호 근정전에 들어간 뒤 어좌에 앉은 게 뒤늦게 드러난 바 있다. 이땐 윤 전 대통령 없이 방문했으나 경복궁 상황실 관리 일지에는 ‘브이아이피(VIP)’로 표기됐다. 이 전 위원장은 김 여사에게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직 인사 청탁과 함께 금거북이를 건넨 ‘매관매직’ 의혹으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김 여사는 2024년 9월3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에서 외국인 지인들을 초청해 편법 차담회를 열고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봉안한 신실까지 무단으로 열고 들여다보기도 했다.



이기헌 의원은 “김건희씨가 각종 절차를 무시하고 수장고를 개인 놀이터마냥 들락거린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며 “조선왕실 유물이 보관된 수장고 문이 김씨 한 사람을 위해 열린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왜 들어간 것인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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