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 5월6일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광화문 주일 연합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헌법재판소가 선거 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선거에서 투표할 수 없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공직선거법 18조 1항 3호 관련 부분에 대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5(합헌)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전 목사는 2018년 8월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아 10년 동안 선거권이 박탈됐다. 그런데도 2021년 7월 교회 예배에서 20대 대선에 출마한 김경재 국민혁명당(현 자유통일당) 예비후보를 지지하며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9월 벌금 200만원이 확정됐다. 공직선거법은 ‘선거 범죄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이후 5년, 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확정받으면 10년동안 선거권을 제한한다’고 규정하는데, 전 목사 쪽은 “각 불법성이나 범죄태양 등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전면적으로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선거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을 냈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재판소기가 휘날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
헌재가 위헌 결정을 하려면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위헌 판단)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선 의견이 5(합헌)대 4(위헌) 의견으로 갈려 합헌 결론이 났다. 다수인 5명의 재판관은 “선거권 제한 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바 있는 선거범에 대한 제재로서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선거권 제한 조항을 고려해 법원이 재량껏 양형을 결정할 수 있는 점, 우리나라 공직선거의 빈도 등을 감안할 때 제한 기간이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에 비춰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반면 김상환·김복형·정계선·마은혁 재판관은 “개별 선거범죄의 차별성에 대한 세심한 주목과 평가를 거치지 않은 채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선거범' 모두를 획일적이고 일률적으로 취급하는 점에서 선거권에 대한 제한이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헌법의 요구에 위배된다”고 위헌 의견을 냈다. 이들은 또 “선거권 제한 조항이 설정하고 있는 10년의 기간은 복수의 선거 주기를 포괄하는 매우 장기에 해당하고, 이는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핵심적 권리인 선거권을 지속적·누적적으로 박탈한다”고 덧붙였다.
이 조항은 지난 2018년 1월에는 재판관 4(합헌)대 5 의견으로 위헌 의견이 다수였지만 위헌 정족수(6명)에 미치지 못해 합헌으로 결정났고, 이번에는 5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전 목사가 헌법소원을 청구한 ‘종교적 기관·단체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그 구성원에 대한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85조 3항에 대해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종교단체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하는 사람이 자신의 영향력을 기초로 공직선거에서 특정인이나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나 반대를 끌어내게 되면 구성원이 그 영향력에 따라 왜곡된 정치적 의사를 형성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로 인해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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