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가 21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첫 한·일 정상회담을 오는 30일 열기 위해 양국 정부가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8일 “한·일 정부가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 기간에 맞춰 오는 30일 양국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고 보도했다. 아펙 정상회의를 통해 정상으로 한국을 첫 방문하는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1일 취임 뒤 이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갖게 된다.
올해 나란히 취임한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우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은 전임 이시바 시게루 총리 시절부터 한·일이 “앞마당을 같이 쓰는 사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실용 외교’를 앞세운 정상간 셔틀외교 등 우호 관계 유지를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한 21일에도 입장문을 내어 “한일 양국은 앞마당을 함께 쓰는 이웃으로서 정치, 안보, 경제, 사회문화와 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셔틀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라며 아펙(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님을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1∼22일에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다카이치 정부 출범에 맞춰 일본을 방문해 소통과 협력을 확인하고 오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22일 서면 브리핑에서 “위 실장이 다카이치 내각 출범 직후 한일 관계의 발전적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21~22일 일본을 방문해 이치카와 케이이치 국가안전보장국장 등 일본 정·관계 주요 인사들과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를 통해 새 내각 하에서도 한·일 관계의 안정적 발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러한 방향에서 양국 정부 간뿐 아니라 국회 간, 민간 등 다양한 채널에서 소통과 협력을 이어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강경 우파 성향을 띠며 과거사 문제 등에 논란을 빚어왔지만, 취임 이후에는 특히 한국에 우호적 손짓을 건네고 있다. 그는 취임 첫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나라이자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 필요한 파트너”라며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한·일 관계를 희망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다카이치 정부에서 향후 한·일 관계가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한·미·일 3국 관계, 대북 대응, 안보·경제 등 측면에서도 (한·일 관계의 중요성이 큰 것은) 마찬가지이며 전략적 관점에서 확실한 관계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김을 좋아하고, 한국 화장품을 쓰며, 한국 드라마도 본다”면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이달 야스쿠니신사 참배도 보류하는 등 일단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의 첫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국제 정세가 엄중해 지는 가운데 한·일 정상 모두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이며 정상회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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