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인 '코피노'(Kopino)의 친부들 얼굴이 공개됐다./사진=구본창씨 엑스(X·옛트위터) |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인 '코피노'(Kopino) 친부들 얼굴이 공개됐다.
양육비를 내지 않는 부모 신상을 온라인에 공개해 온 '양육비 해결하는 사람들'(양해들·구 배드파더스)의 구본창씨(62)는 최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코피노 한국 아버지들 사진을 게시했다.
구씨는 한국 남성 A씨와 B씨, C씨 얼굴 사진을 공개하며 사연을 소개했다. 이들은 각각 2010년, 2014년, 2018년에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자녀를 뒀다. 하지만 한국으로 온 이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2018년에 태어난 A씨 딸은 몸이 아픈 상황에도 병원비가 없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씨는 사진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수년간 연락을 차단한 아빠를 찾으려면 여권 번호나 한국 휴대전화 번호가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동거할 때 의도적으로 이를 감춘 아빠들이 많다. SNS에 사진을 올려 찾는 게 마지막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필리핀 여성이 현지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중 아이를 낳고 도망친 한국 남성에게 보낸 메시지도 공개했다. 남성은 자신이 사는 지역을 "평양"이라고 주장했다.
/사진=구본창씨 엑스(X·옛트위터) |
구씨는 "아이 아빠를 찾으려고 사진을 올렸더니 명예훼손죄로 고소한다더라"며 "변호사에게 물어보니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판사 주관에 따라 유죄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고민했으나 명예훼손이 되더라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했다.
또 한국 아버지가 버린 코피노는 약 5만명이라며 이런 현상이 현지에서 일고 있는 반한(反韓) 감정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씨는 마닐라 전봇대에 붙은 '코리안 고 홈'(KOREAN GO HOME·한국인은 한국으로 돌아가라) 전단 사진을 공유하며 "일본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회피하는 것과 한국이 코피노 문제 해결을 회피하는 것이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구씨는 필리핀에서 코피노 어머니들 양육비 청구 소송을 지원해 왔다. 2018년부터는 '배드 파더스'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들 신상 정보를 공개, 1500건 이상 양육비 이행을 끌어냈다.
이로 인해 구씨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월 대법원은 벌금 100만원 선고를 유예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구씨가 양육비 미지급 문제라는 공적 사안에 대한 여론 형성에 기여한 면이 있다"면서도 "사적 제재로 피해자 권리를 침해하는 정도가 크다"고 판시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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