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디지털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삼성전자, 평택 P4에 HBM4 전력투입…'AI 메모리 중심 설비' 재편 가속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원문보기

삼성전자, 평택 P4에 HBM4 전력투입…'AI 메모리 중심 설비' 재편 가속 [소부장반차장]

서울맑음 / -3.9 °
EUV·TSV 공정 정밀화 강화, 차세대 AI 메모리 생산라인 구축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P4 공장을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생산 중심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메모리 시장이 HBM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일반 서버용 D램보다 AI 메모리 생산 비중을 확대하며 설비 전략의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평택 P4 공장의 장비 셋업을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P4는 2026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1단계(Phase 1)에서는 HBM4 대응 1c(6세대 10나노급) D램 라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업계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2026년 상반기부터 월 6만장(12인치 웨이퍼 기준) 안팎의 신규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P4 투자는 단순 증설이 아니라 생산 라인 재배치(Rebalancing)의 성격이 강하다. 기존 D램 공정 일부를 AI용 메모리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고집적 공정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와 TSV(실리콘 관통전극) 패키징 설비를 확충하는 방식이다. TSV 미세화와 하이브리드 본딩 정밀도가 향상되면서 HBM4 세대에서는 본딩 피치가 9마이크로미터(㎛) 이하 수준까지 줄어드는 등 공정 정밀도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평택을 AI 메모리 전환의 기점으로 삼고 있다. 그동안 HBM3E 세대에서는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HBM4에서는 속도·효율·적층 안정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P4는 삼성전자가 AI 메모리 중심으로 전환하는 상징적인 프로젝트라며 "서버용 D램보다 HBM과 HBM-PIM(Processing-in-Memory) 같은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메모리 3사 가운데 단기간에 신규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유일하다는 분석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천 M16, 마이크론은 미국 보이시(Boise) 공장을 중심으로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으나 두 회사 모두 대규모 신규 증설 여력은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평택 P4를 포함해 화성·기흥 일부 라인도 HBM 대응 1c 공정으로 전환하는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P4에서 확보할 신규 캐파는 대부분 HBM4 및 HBM4E 생산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용 GPU와 서버 시장에서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일반 D램보다 HBM 중심의 투자가 수익성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평택 P4에 이어 후속 P5·P6에서도 AI 메모리 생산과 PIM 통합 공정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단순한 메모리 공급을 넘어 AI 시대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P4는 단순한 신규 라인이 아니라 삼성 메모리 전략 전환의 상징"이라며 "AI 시대에 얼마나 빠르게 HBM 생산 체계를 안정화하느냐가 향후 시장 점유율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