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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현 감독과 배우 류승범(오른쪽)이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모습. 뉴스1 |
배우 류승범이 새로운 얼굴로 돌아왔다. 그에게 뜨거운 러브콜을 보낸 이는 ‘불한당’ ‘길복순’ 등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이다. 두 사람은 서부극의 그림자와 블랙코미디의 냉소가 뒤섞인 영화 ‘굿뉴스’를 통해 각자의 세계를 한층 더 확장했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는 1970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다.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된 데 이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에서도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최근 본지와 만난 변성현 감독은 류승범의 캐스팅 과정을 묻자, “어릴 때부터 팬이었다. 영화감독을 꿈꾸기 전부터 내 세대의 무비스타였다. 커리어를 잘 이어오다가 홀연히 사라진 것도 멋있고, 록스타 같았다”며 웃었다.
이어 “한국에 들어온다는 얘기를 듣고 수소문해 만났다. 다행히 내 존재를 알고 있더라. (류승범이) ‘가족계획’ 드라마를 끝내자마자 쉬려던 시점이었는데, 오래 설득해서 결국 함께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류승범의 첫 촬영 날을 회상하며 “내 세대 아이콘이고, 아이돌을 만나는 기분이었다. 콜타임이 오전 8시라면 보통 7시 반에 가는데 그날은 내가 6시 반에 현장에 갔다. 스태프가 ‘감독님 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라고 묻더라. 좋게 스타트를 끊어야 하니까 엄청 긴장하고 갔다”라고 털어놓았다. 류승범 역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첫 촬영 때 입술이 덜덜 떨릴 정도로 긴장을 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변 감독이 직접 겪은 류승범의 연기 준비는 전설급이었다. “사무실에서 리딩을 많이 했는데 매번 메모를 빽빽하게 해오더라고요. 시나리오가 피라미드 고대 문서처럼 너덜너덜해져 있었죠.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세밀하게 짜오는 배우예요. 촬영장에서는 에너지가 폭발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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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배우 홍경, 류승범, 변성현 감독, 그리고 설경구. 변성현 감독 SNS |
최근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홍경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홍경 배우는 ‘약한 영웅’에서 주인공 셋 중 가장 빌런이었고 연기가 정말 제일 좋았어요. ‘길복순’ 끝나고 매체 인터뷰를 했는데 눈여겨보는 배우가 누구냐고 물어서 홍경이라고 답했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 나이 또래 한국 배우 중 가장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일본 배우들의 캐스팅 과정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일본 배우들이 생각보다 저를 많이 알고 있어서 흔쾌히 참여해줬어요. 야마다 타카유키는 일본에서 슈퍼스타인데, 신이치 역이 크지 않은데도 바로 수락해줘서 놀랐죠. 외국 배우들이 한국에 와서 자국 연기가 아닌 듯 어색할 때가 있는데, 이번엔 그런 부분을 특히 신경 썼어요. 일본 배우들에게 ‘이럴 땐 어떻게 반응하냐’고 일일이 물어보며 작업했고,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변 감독은 이번 영화 ‘굿뉴스’에 대해 “만화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퀵 앤 데드’를 보면 그림자와 질감이 있지 않나. 그걸 차용하되 반 스텝 더 나아간 뭔가가 필요했다”며 “콘티 단계부터 촬영감독, 미술감독과 많이 상의했다. 아이디어를 실제 촬영으로 구현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본 영화 같다는 일각의 평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그건 큰 칭찬”이라고 응수했다. “저는 일본 영화처럼 보이길 바랐어요. 실제로 일본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어서 인물 조감독이 만들어준 일본 영화 클립들을 보고 캐스팅을 진행했죠. (영화가) 일본으로부터 시작되는 만큼, 일본인 정서처럼 보였으면 했습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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