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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뷰] '사이코패스'라서 괜찮아?

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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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뷰] '사이코패스'라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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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반사회적 인격 장애'는 이제 영화나 드라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소재가 됐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상대해야 할 최고의 빌런(악당)은 늘 자신밖에 모르며 감정이 결여된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 그 어딘가 쯤으로 그려진다. 대놓고 사이코패스임을 드러냈다가 반전의 장치로 활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는 정상과 비정상, 사회적과 반사회적 등 이분법의 구도에 놓인 사이코패스 및 소시오패스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학습을 통해 사회와 상호작용하며 살아가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인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시점이다.

하나 주목해볼 점은 빌런이나 주변 인물로만 그려졌던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인물이 최근에는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2020년 방영한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사랑이란 감정을 모르는 동화작가가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병동 보호사를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힐링 로맨스물을 표방했다. 올 추석 시즌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의 경우 감정을 학습한 사이코패스 '기가영(수지 분)'이 이웃들의 사랑으로 자라나 올 곧을 삶을 살아간다는 내용이 그려졌다.

이보다 앞서 tvN의 '마우스'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에선 선인에서 악인으로 변모하거나 천재적인 재능 뒤에 숨겨진 살인 욕망을 표현한 캐릭터가 극의 중심축으로 활용됐다. 감정이 결여된 악인과 학습된 올바름을 강요받은 일반인 흉내내기라는 설정이 답습되면서 메시지의 방향성도 흐릿해지는 모습이다.

오는 11월 6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친애하는 X' 또한 이 범주에 놓여 있다. 원작은 대한민국 톱스타가 된 '백아진'의 성공과 몰락을 보여주며 화려함 뒤에 감춰진 추악한 욕망을 표현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 김유정이 백아진 역을 맡아 치명적이면서도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의 끝판왕을 연기할 예정이다.


다만 친애하는 X는 다른 반사회적 인격 장애 주제 드라마와 달리 욕망의 끝엔 파멸이 있음을 분명히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원작 웹툰과의 싱크로율을 기준으로 봤을 때 친애하는 X는 백아진의 흥망성쇠를 다루면서도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벌인 악행으로 파멸에 이르는 서사를 집요하게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반사회적 인격 장애에 대한 이미지가 클리셰(예측 가능한 표현)로 자리잡은 콘텐츠 시장에서 친애하는 X는 원작이 가진 치명적인 매력을 그대로 재현해낼 수 있을까. '냉정하고 차가운 성격이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따스한 사람' 혹은 '사이코패스보다 더 무서운 것이 일반 사람'이라는 클리셰를 잔뜩 깔아놨던 콘텐츠 트렌드 속에서 친애하는 X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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