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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중간선거, 밀레이 압승…트럼프발 훈풍 통했다

이데일리 방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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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중간선거, 밀레이 압승…트럼프발 훈풍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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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개입 등 초긴장 속에 치러진 중간선거
개표율 92% 기준 자유전진당 41% vs 야당 24.5%
밀레이 "기존 정책 유지, 필요한 개혁도 계속 추진"
외신들 "개혁 동력 확보했지만 경제난 등 위기 여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아르헨티나 중간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집권 여당이 압승을 거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김’이 제대로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사진=AFP)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사진=AFP)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아르헨티나 중간선거에서 밀레이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여당 자유전진당은 개표율 92% 기준 득표율 41%를 기록했다. 최종 투표 결과는 공표되지 않았으나, 좌파 성향의 경쟁 야당인 페론주의 득표율이 24.5%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는 여당이 열세였던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선거는 밀레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 성적표 격으로, 그의 경제 개혁노선과 정권 안정을 가를 중대 분수령으로 여겨졌다.

선거 전까지만 해도 경제정책 실패 등에 대한 ‘심판’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중앙은행이 보유한 달러화를 거의 다 소진해 경제 안정을 시도했음에도 연간 물가상승률이 32%까지 낮아진 것 외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를 받은 데다, 밀레이 대통령 측근과 그의 여동생까지 연루된 거액 부패 스캔들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유전진당은 지난달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했다.

결과적으로 밀레이 대통령의 ‘미국발 훈풍’ 노림수가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아르헨티나와 2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등 밀레이 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에선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집권 여당의 패배에 대한 베팅이 우세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에 패배하면 아르헨티나를 돕기 어렵다”며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이 발언이 예상과 정반대 결과를 이끌어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외신들과 현지 언론들은 한목소리로 “백악관도 이번 선거 결과를 면밀히 주시했다”며 “예상을 뒤엎은 집권 여당의 놀라운 승리”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선거에선 상원의원 24명과 하원의원 127명이 새로 선출됐다. 각각 전체 의석의 3분의 1과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원에선 자유전진당이 최소 64석을 확보해 페론주의 최소 31석을 2배 이상 웃돌았다. 기존에 확보한 의석을 합치면 자유전진당은 최소 3분의 1(86석) 이상이라는 목표를 여유롭게 달성할 전망이다. 여당이 우위를 보이는 상원에서도 의석을 추가 확보하며 향후 야권과의 협상 등에서 영향력 확대가 예상된다.

밀레이 대통령이 좀 더 안정적이고 수월하게 국정을 이끌어갈 것이란 기대도 커졌다. 앞서 시장은 집권 여당이 전체 득표의 35% 이상을 확보하면, 야권의 거부권 행사를 차단하는 등 현재의 페소화 환율과 경제 정책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동맹인 중도 우파 공화제안당(PRO) 의원들이 포함될 수 있는 내각 개편을 기대한다”며 “이미 시행된 개혁을 유지하고 여전히 필요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기침체와 실질임금 감소, 복지 삭감 등에 따른 민심 이탈도 만만치 않다는 진단이다. 현지 매체들은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과 내륙 지역에선 생활고와 실업에 대한 불만이 확산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외신들도 “여당이 선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국 안정과 개혁 동력 회복이 최대 관건”이라며 “이전처럼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된다면 페소화 급락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