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수많은 작가의 꿈을 실현시켜온 카카오 브런치. 이제 브런치는 작가들에게 실질적인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10년 전 브런치를 처음 기획해 지금까지 이끌어온 오성진 카카오 브런치 리더(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브런치 작가들의 수익 창출을 위해 후원과 멤버십 제도를 도입했으며, 광고와 상품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런치는 2015년 처음 선보인 카카오의 퍼블리싱 플랫폼으로, 카카오의 콘텐츠 매출이 아닌 '작가 지원'에 방점을 둔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소속 서비스다. 지금까지 브런치를 통해 작가들에게 지급된 상금만 6억원을 넘어섰다.
브런치는 지난해 2월 '응원하기'란 후원 제도를 처음 도입한 데 이어, 올해 7월부터 '작가 멤버십' 제도를 시행해 플랫폼 수수료 없이 전액을 작가에게 제공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응원하기 제도를 통한 누적 후원금은 4억5000만원에 달한다. 오 리더는 "멤버십과 응원하기 도입 이후 글의 수가 크게 늘었고, 체류 시간도 함께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가들이 글을 지속적으로 쓰는 원동력에는 분명 수익적인 측면이 있다"며 "멤버십 도입은 이제 첫발을 뗀 단계로, 언젠가는 광고 기반 모델이나 굿즈 등 상품 판매 모델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장 성급하게 추진하지는 않는다. 브런치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 무엇인지, 또 작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브런치가 수많은 유사 플랫폼 속에서 장수할 수 있었던 이유로 그는 '한 권의 작품으로서의 연계성'을 꼽았다. 오 리더는 "2015년 베타 오픈부터 2019년 정식 오픈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는 기존 블로그와의 차별점을 끊임없이 고민했기 때문"이라며 "글을 묶어 전자책(e북)을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 '브런치북'을 구축했고, 그 가능성에 확신을 얻어 정식 오픈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발행된 브런치북은 6만권에 달하며, 그중 다수는 종이책으로 출간되거나 공연 등으로 확장됐다. 작가 심사 제도나 에디터 페이지 등 브런치만의 시스템에도 오 리더의 철학이 녹아 있다. 그의 오랜 고민이 반영된 브런치는 지난 10년간 9만5000명의 작가가 모였으며, 누적 게시글은 800만개, 출간 도서는 1만권을 넘어 국내 작가 등단의 주요 통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안선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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