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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왔어도...'데스노트' 탕준상, 뮤지컬배우 맞네 [M픽 리뷰]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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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왔어도...'데스노트' 탕준상, 뮤지컬배우 맞네 [M픽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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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장민수 기자) 한번 뮤지컬배우는 영원한 뮤지컬배우인가 보다. 뮤지컬 '데스노트'를 통해 10년 만에 무대에 선 탕준상이 안정적인 실력을 뽐냈다.

동명의 일본 만화를 각색한 뮤지컬 '데스노트'는 사신의 노트인 데스노트를 손에 넣은 후, 사회의 악을 처단해 정의를 실현하려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그를 추적하는 명탐정 엘(L)의 두뇌 싸움을 그린다.

2015년 한국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은 작품이다. 2022년부터는 오디컴퍼니가 제작을 맡아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선보였다.


흥미진진한 서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중독성 강한 넘버, 입체감을 살린 세련된 LED 무대 연출까지. 다방면으로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작품이다. 정의에 대한 메시지 또한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사적제재가 이슈로 불거지고 있는 요즘, 더욱 느껴지는 바가 크다.

만화를 원작으로 하기에 캐릭터들은 상당히 개성이 강하다. 그런 만큼 매 시즌 누가 어떤 역할을 맡는지가 큰 관심거리.

그러나 2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시즌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홍광호, 고은성, 김준수, 김성철 등 이전 시즌에 참여했던 '데스노트' 대표 배우들이 모두 빠진 채 새로운 배우들로 채워졌기 때문. 라이토 역에는 조형균, 김민석, 임규형, 엘(L) 역에는 김성규, 산들, 탕준상이 발탁됐다.



특히 탕준상의 이름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영화, 드라마에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탕준상이지만, 원래 그는 무대 출신. 2010년 8세 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로 데뷔한 후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미제라블' 등 굵직한 작품에서 아역으로 출연했다. 그리고 2015년 '킹키부츠' 이후 약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돌아왔다.

그 10년 사이 어린 꼬마는 성인이 됐다. 변성기를 거치면서 노래 실력이 떨어질 수 있기에 의구심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오디션 당시 뛰어난 실력으로 찬사를 받았다고 알려지며 우려는 궁금증으로 바뀌었다. 직접 보니 찬사를 보냈다는 말이 단순 홍보성 멘트가 아니었구나 싶다.

일단 노래 실력이 수준급이다. 발음은 깔끔하고, 발성은 안정적이다. 성량도 준수하다. 특유의 소년스러운 목소리에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으나, 오히려 그 덕에 스물즈음의 캐릭터에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연기적으로는 기존과 조금 다른 해석이 엿보인다. 엘 특유의 구부정한 자세와 걸음걸이, 은은한 광기 서린 눈빛은 여전하다. 반면 어딘가 병약하고 음침해 보이는 모습 대신 명탐정으로서의 자신감이 더 강조된 듯하다. 스타일은 달라도 그 자체로의 연기력은 탁월하니, 새로운 엘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탕준상 외에도 주목할 뉴캐스트가 많다. 라이토 역 김민석은 이번이 세 번째 뮤지컬. 지난해 '하데스타운' 오르페우스 역으로 깜짝 데뷔해 호평받았으나, 올해 '베르테르'에서는 연기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상당히 발전된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만의 정의를 향한 집착, 넘치는 자신감, 히스테릭한 분노까지 다양한 감정을 선명하게 그려낸다. 어색하던 말투도 자연스러워졌다.




연기력과 별개로 노래 실력은 언제나 뛰어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극명하게 갈리는 목소리의 탕준상과 듀엣 호흡도 꽤 괜찮다. 다만 목소리 톤이 높은 배우이다 보니, 저음이 강조된 넘버에서의 무게감은 조금 아쉽다.

또 다른 뉴캐스트인 류크 역 임정모는 경험 많은 배우인 만큼 새로운 역할도 어색함이 없다. 장난기 넘치는 사신을 강렬하게 완성했다. 묵직하게 노래하고 귀엽게 춤추며, 반전 매력으로 한층 풍성하게 무대를 채워준다.

한편 '데스노트'는 오는 2026년 5월 10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사진=오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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