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동안 아마존만큼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기업은 찾기 어렵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내부 문서와 관계자 인터뷰에 따르면, 아마존은 또 한 번의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아마존은 2033년까지 미국 내 약 60만 개의 일자리를 로봇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또한 전체 운영 프로세스의 최대 75%를 향후 자동화할 방침이다.
수십억 달러 절감을 위한 인력 대체 전략
2018년 이후 아마존의 미국 내 직원 수는 3배 이상 증가해 약 120만 명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경영진은 2024년 이사회에 “로봇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2033년까지 매출이 두 배로 늘어나더라도 추가 인력 채용이 필요하지 않다”라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아마존은 2027년까지 약 16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물류와 창고 부문에서 그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2033년까지 전체 업무의 약 75%를 자동화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최대 126억 달러(약 18조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분석에 따르면 제품 한 건당 판매비용이 약 30센트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아마존은 약 160만 명의 인력을 지원하는 로봇을 100만 대 이상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로봇은 단순히 보조 역할에 머물지 않고, 물류창고를 넘어 다양한 업무를 완전히 대체하게 될 전망이다. 아마존은 이미 배송 전용 로봇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다.
뉴욕타임스는 아마존이 비판 여론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내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대외적으로 ‘자동화(automation)’나 ‘AI(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대신 ‘첨단 기술(advanced technology)’이나 ‘협업 로봇(cobot)’ 같은 용어를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부정적인 보도를 완화하기 위해 사회공헌 및 자선활동 참여를 확대할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 뉴욕타임스 보도 부인
아마존 대변인 켈리 낸텔은 더버지(The Verge)에 “문건은 특정 내부팀에서 작성된 것으로, 회사의 전체 전략을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한 “내부 문서의 상당수는 초안 단계이거나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브레인스토밍 성격의 자료로, 현재의 방향이나 장기 계획을 나타내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낸텔은 아마존은 현재도 적극적으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며,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약 25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가운데 정규직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뉴욕타임스에는 “로봇 관련 특정 용어 사용을 피하라는 지침을 내린 적이 없으며, 사회공헌이나 지역사회 참여 활동은 자동화 계획과 무관하다”라고 전했다.
아마존의 로봇 전략이 미치는 영향
아마존은 이미 수년 전부터 로봇 기술을 핵심 운영 기반으로 삼았따. 2012년에는 로봇 제조업체 키바시스템즈(Kiva Systems)를 7억 7,500만 달러에 인수하며 자동화 전략에 본격 착수했다. 이후에는 물류창고와 배송 프로세스 전반에서 자동화를 대대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현재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Shreveport) 등 최신 물류센터에서는 수천 대의 로봇이 이미 가동 중이다. 내부 분석에 따르면 아마존은 해당 센터에서 운영 첫해에 직원 수를 25% 줄이면서도 물류 처리량을 오히려 늘리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마존은 자동화 확대가 단순히 일자리 축소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로봇 시스템의 유지보수, 프로그래밍, 모니터링 등 새로운 직무 영역이 함께 생겨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아마존의 로봇 활용 확대가 크게 체감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배송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추세가 미국 노동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온라인 유통업계 전반의 가격 구조, 서비스 품질, 그리고 직원 처우에도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대런 애쓰모글루는 아마존의 계획이 가져올 잠재적 결과에 대해 “아마존이 이 계획을 실제로 실행에 옮긴다면, ‘일자리 창출 기업’이 아니라 ‘일자리 파괴 기업’이 될 것”이라며 “만약 완전한 자동화가 아마존에 재정적으로 성공적인 모델로 입증된다면, 다른 기업도 따라갈 위험이 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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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iane Osswald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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