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김정은, 러시아 파병 1주년에 “위대한 동맹···절대로 역전 안 될 시대적 지향”

경향신문
원문보기

김정은, 러시아 파병 1주년에 “위대한 동맹···절대로 역전 안 될 시대적 지향”

속보
미 알래스카주 야쿠타트 북부서 규모 7.0 강진 발생-- USGS
해외 군사작전 전투 위훈 기념관 건설 착공식이 지난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서 거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해외 군사작전 전투 위훈 기념관 건설 착공식이 지난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서 거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강화한 북·러 관계에 대해 “위대한 동맹”이라며 “절대로 역전되여서는 안 될 시대의 지향”이라고 밝혔다. 오는 31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위해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동맹 수준의 관계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 23일 평양에서 열린 ‘해외 군사작전 전투 위훈 기념관’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4일 보도했다. ‘해외 군사작전’은 지난해 10월 시작된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뜻한다.

김 위원장은 파병을 통해 동맹 수준으로 한층 격상된 양국 관계의 공고함을 연설 내내 강조했다. 그는 “바로 오늘로부터 1년 전 우리 원정 부대 전투원들의 마지막 대오가 로씨야로 떠나갔다”며 “그때부터 오늘까지 한 해 동안 우리가 체험한 모든 것은 그려보았던 것 이상으로 경이적”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조·로(북·러) 두 나라 관계가 한 전호에서 피를 주고받는 가장 높은 신뢰 관계로, 생사 운명을 같이하는 제일로 진실하고 공고한 불패의 관계로 더욱 승화된 전투적 단결의 새 역사가 시작되였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국가와 로씨야 인민의 장한 아들들은 결정적인 승리로써 조·로 동맹의 강대함을 시위했다”며 “두 세기를 이은 조·로 관계 발전사의 거봉을 쌓아올림으로써 절대로 흔들릴 수 없는 단결의 지심 깊은 뿌리를 재확인하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두 나라 인민의 동맹은 정확한 선택이며 고귀한 피와 목숨으로 이루어놓은 혈연의 연대와 우의”라며 “혈전 속에서 더 억세게 단합된 조·로 관계의 전진은 가로막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평양은 언제나 모스크바와 함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948년 북한 정권 수립 이후 첫 해외 파병의 공적을 부각하며 북·러 관계가 동맹 수준으로 지속할 것임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파병을 계기로 강화한 양국 관계의 밀착도가 러·우 전쟁이 끝나면 약화할 수 있다는 국제 사회의 평가를 의식했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달 말 한국에 모이는 상황을 염두에 둔 대외적 행보로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의 깜짝 회동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전날 착공한 전투 위훈 기념관은 “현대적인 평양을 상징하는” 이른바 ‘뉴타운’인 화성지구에 자리한다고 신문은 밝혔다. 김 위원장이 “정예의 건설부대들을 편성해주시는 특별조치를 취해주시었다”라고 신문은 전했다. 기념관에는 파병군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미술 작품, 유물 등이 전시된다. 묘지인 열사릉과 기념비도 세운다. 북한은 파병군의 유족들을 위한 ‘새별거리’도 조성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파병된 북한군을 기리며 청년층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서 내가 제일 떳떳하게 자랑하고 싶은 것은 이 세상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역사에 전무한 영웅적 희생정신의 주인공들이 다름 아닌 우리의 젊은 새 세대들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연설 내용을 두고 “참전 군인에 대한 영웅화와 이에 상응하는 보훈을 통해 체제 안정을 도모하고 북·러 동맹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