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지난 15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23일 다시 불러 조사했다. 일찌감치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을 밝힌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인식한 상태에서 계엄 실행에 필요한 후속 조처에 나섰는지 추가로 혐의를 다지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박 전 장관을 서울고검 청사로 불러 2차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15일 법원이 박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지 8일 만이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오늘 조사에선 (박 전 장관의 계엄 선포 관련) 위법성 인식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이 보강 수사에서 계엄 당시 박 전 장관의 위법성 인식 입증에 주력하는 건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앞서 법원은 ‘위법성을 인식하게 된 경위와 인식한 위법성의 구체적 내용 등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특검팀은 계엄 당일 저녁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다음으로 대통령실에 조기 호출된 박 전 장관의 전후 행적을 놓고 볼 때 계엄의 위법성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계엄 유지와 실행에 필요한 임무 수행에 나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계엄 당일 박 전 장관과 대통령실에 조기 호출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집무실에서 포고령을 받았다고 인정했는데, 당시 대통령 집무실에서 42분간 머무른 박 전 장관이 이 무렵 포고령을 접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박 특검보는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금지행위를 하면 처단한다는 포고령을 인지했다면 내란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런 게 예상되고 현장을 목격했다면 위법성을 인식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계엄 선포 이후 박 전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국·실장 회의에서 간부들이 포고령의 위법성 등을 면전에서 지적했음에도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와 ‘구치소 수용여력 확인’, ‘출국금지 업무 담당자 대기’ 등의 지시를 철회하지 않았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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