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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참사 3주기, ‘기억과 안전의 길’ 새 빌보드 공개···작품집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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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참사 3주기, ‘기억과 안전의 길’ 새 빌보드 공개···작품집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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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참사 3주기를 엿새 앞둔 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 앞 ‘기억과 안전의 길’에 새롭게 마련된 빌보드 작품 앞에서 유가족들과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김창길 기자

10·29 이태원참사 3주기를 엿새 앞둔 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 앞 ‘기억과 안전의 길’에 새롭게 마련된 빌보드 작품 앞에서 유가족들과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김창길 기자


“벌써 3주기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23일 오전 10시29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 설치된 새 빌보드 아래 시민이 남긴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 아니 더 커지는 그리움으로 파아란 가을 하늘을 자꾸만 올려보게 됩니다.” 빌보드 아래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다발 두 개가 놓였다.

이날 공개된 빌보드에는 권은비 예술감독의 사진 작품 세 점이 걸렸다. 작품은 이태원참사 생존자들이 서로를 끌어안은 모습을 담았다. 참사 이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예술감독을 맡아온 권 감독은 “참사 생존자들이 사랑하는 친구나 애인을 지키려고 안아주다가 결국 기절했다고 증언한 데서 착안했다”며 “피해자를 포용하고 아픔을 보듬어야겠다는 고민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유가족들은 “사진과 똑같은 포즈를 해보자”, “우리도 부둥켜안아 보자”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은 2023년 이태원참사 1주기를 맞아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용산구청이 조성했다. 참사 현장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골목을 ‘기억과 안전의 길’로 명명하고, 시민과 예술가의 추모 메시지를 담은 빌보드를 설치했다. 권 감독은 “이 길은 참사 1주기에 만들었지만 결코 쉽게 완성되지 않았다”며 “기억을 예술로만 남기지 않고, 사람들이 방문해 느끼고 애도하는 ‘실천의 길’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시59분에는 서울 종로구 적선동 ‘별들의집’에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빌보드 작품집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우리에겐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작품집에는 빌보드 전시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진가, 미술가, 시인, 디자이너 등 예술가 25명의 작품이 실렸다. 희생자들이 다양한 국적을 지녔던 만큼, 작품집은 한글과 영어로 동시에 발간됐다.

송혜진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3년 전 이태원 골목길은 저희에게 슬픔의 장소였다”며 “빌보드 앞에서 멈춰서는 시민들, ‘잊지 않겠다’고 말해주는 분들을 보며 이 공간이 단순한 추모의 자리를 넘어 살아있는 사람들의 대화의 장소가 될 수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 아직 해야 할 이야기가 남아있다”며 “그날 그들이 왜 돌아오지 못했는지,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계속돼야 한다. 이 공간이 우리 사회가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원참사 3주기 추모행사는 행정안전부와 서울시가 공동 주최한다. 오는 29일 광화문광장에서 참사 3주기 기억식이, 25일에는 최초 신고 시각인 오후 6시34분부터 서울광장에서 추모 대회가 예정됐다. 사진 작품은 이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별들의집에서 전시된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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