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전 전 검찰총장이 명절을 앞두고, 범죄 정보 수집과 기밀 수사에 쓰도록 돼 있는 특수활동비를 부하 검사들에게 떡값처럼 나눠줬다는 의혹이 '먹칠 없는' 특수활동비 자료를 통해 결국 사실로 확인됐다.
심우정의 '명절 떡값 특활비' 의혹
심 전 총장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주일 전이었던 2024년 8월 28일, 뉴스타파는 심 전 총장이 서울동부지검장 재임 중 명절을 앞둔 때마다 전례 없이 큰 규모의 특수활동비를 지급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밀 유지가 필요한 범죄 정보 수집과 수사에 쓰도록 돼 있는 특수활동비를 '명절 떡값'처럼 부하 검사들에게 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관련 기사: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특활비로 '명절 떡값', '연말 격려금' 의혹 / https://newstapa.org/article/ocsFF)
당시 뉴스타파가 '먹칠 투성이' 특수활동비 자료에서 찾아냈던 의혹의 구체적인 정황은 다음과 같다.
뉴스타파가 '먹칠 투성이' 특수활동비 자료에서 찾아냈던 '심우정 명절 떡값 특수활동비' 의혹의 구체적인 정황.
뉴스타파가 '먹칠 투성이' 특수활동비 자료에서 찾아냈던 '심우정 명절 떡값 특수활동비' 의혹의 구체적인 정황.
심우정, 의혹 부인... 정청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고위 검사가 명절을 앞두고 특수활동비를 부하 검사들에게 떡값처럼 나눠준다는 세금 부정 사용, 오남용 의혹은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도 다뤄졌다.
하승수 변호사(뉴스타파 전문위원): 명절을 앞두고 갑자기 특수활동이 집중될 리가 없고, 명절을 앞두고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해서 저는 솔직하게 그냥 '명절 떡값으로 썼다'라고 인정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습니다.심 전 총장은 의혹을 부인했다.
-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2024.9.3.)
○정청래 국회법제사법위원장: 명절 때 특별하게 이렇게, 그것도 현금으로 돈봉투 만들어 가지고 돈봉투를 내립니까? 그것 떡값이잖아요.하지만 의혹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검찰이 공개한 먹칠 투성이 특수활동비 자료를 통해선 심 전 총장이 누구에게 특수활동비를 지급했는지, 전혀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떡값이라는 말씀…
○정청래 국회법제사법위원장: 추석 때 설 때 수사 잘하라고 돈봉투에 넣어서 줍니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세요.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위원장님, 수사가 연중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청래 국회법제사법위원장: 그런데 왜 하필이면 명절 때 몰아서 그걸 줍니까, 삼사백씩?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명절 때도 수사가 진행되고 당시에도 여러 가지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정청래 국회법제사법위원장: 대한민국 모든 검사들이 추석 때 설 때 다 근무합니까? 출근해서 다 수사합니까? 본인들은 고향 안 가요, 검사들은? 고향 갈 때 주는 것 아니에요? 아니면 아니라고 증명을 한번 해 보세요. 상식적으로 국민들이 다 생각하는 겁니다. 차라리 말을 하지 마세요. 거짓말을 할 바에는 차라리 그냥 침묵하세요. 그리고 괴로운 표정을 지으세요. 그게 낫습니다.
-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2024.9.3.)
뉴스타파가 입수한 '먹칠 없는' 검찰 특수활동비 자료
'명절 떡값' 특활비 증거 ① 수령자
2021년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당시 서울동부지검장이던 심 전 총장은 서울동부지검 소속 9개 수사 부서의 부서장 전원에게 특수활동비를 골고루 나눠줬다. 뿐만 아니라 심 전 총장은 수사 업무를 직접 하지 않는 차장검사(성상현)와 인권보호관(신형식) 등에게도 특수활동비를 줬다.
2021년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당시 서울동부지검장이던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특수활동비를 지급한 대상자를 '검찰실 배치표'에 표시한 결과. 서울동부지검 소속 9개 수사 부서의 부서장 전원에게 특수활동비를 골고루 나눠준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식의 지급 패턴은 심 전 총장의 서울동부지검장 재임 기간을 통틀어 명절 직전을 제외하고는 나타나지 않는다.
명절 연휴를 앞두고 갑자기 서울동부지검의 수사 부서 전체와 비수사 부서까지 총동원해야 할 정도의 특수활동 소요가 발생했던 걸까.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명절 떡값' 특수활동비 증거 ② 셀프 지급
2022년 설 연휴를 앞두고 심 전 총장이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지급한 대상은 일선의 수사 검사나 수사 부서를 총괄하는 부서장들이 아니다. 서울동부지검장이던 심 전 총장 본인이었다. 두 차례에 걸쳐 150만 원을 서울동부지검 특수활동비 지급의 결재권자인 심우정 지검장이 자신에게 지급하도록 결재했다. 이른바 '셀프 지급' 특수활동비다.
2022년 설 연휴를 앞두고 당시 서울동부지검장이던 심우정 전 검찰총장은 특수활동비를 자신에게 '셀프 지급'했다.
뿐만 아니라 2022년이 시작되고, 심 전 총장이 자신에게 특수활동비를 셀프 지급한 건 설 연휴를 앞둔 때가 처음이었다. 특수활동비로 명절 떡값을 돌리면서 자기 몫도 챙겨간 것으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
전국 검찰청의 '명절 떡값 특활비' 실태, 감사·조사 필요
특수활동비를 명절 떡값처럼 부정 사용, 오남용한 의혹이 나타났던 고위 검사는 심 전 총장 한 명이 아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로 확인된 이들만 최소 4명(심우정, 이창수, 권순정, 허정)이다. (특별 페이지: 고위 검사들의 세금 오남용 / https://pages.newstapa.org/2024/suspicion/)
서울동부지검처럼 전국의 검찰청이 먹칠 없는 특수활동비 자료만 공개하면, 심 전 총장과 같은 형태의 세금 부정 사용, 오남용 의혹의 실체는 어렵지 않게 확인될 것이다. 검찰 스스로도 실태 조사, 감사 등을 통해 국민적 의혹의 실체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뉴스타파 임선응 ise@newsta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