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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명절 떡값 특활비' 확인… 증거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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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명절 떡값 특활비' 확인… 증거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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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전 전 검찰총장이 명절을 앞두고, 범죄 정보 수집과 기밀 수사에 쓰도록 돼 있는 특수활동비를 부하 검사들에게 떡값처럼 나눠줬다는 의혹이 '먹칠 없는' 특수활동비 자료를 통해 결국 사실로 확인됐다.

심우정의 '명절 떡값 특활비' 의혹
심 전 총장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주일 전이었던 2024년 8월 28일, 뉴스타파는 심 전 총장이 서울동부지검장 재임 중 명절을 앞둔 때마다 전례 없이 큰 규모의 특수활동비를 지급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밀 유지가 필요한 범죄 정보 수집과 수사에 쓰도록 돼 있는 특수활동비를 '명절 떡값'처럼 부하 검사들에게 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관련 기사: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특활비로 '명절 떡값', '연말 격려금' 의혹 / https://newstapa.org/article/ocsFF)

당시 뉴스타파가 '먹칠 투성이' 특수활동비 자료에서 찾아냈던 의혹의 구체적인 정황은 다음과 같다.


뉴스타파가 '먹칠 투성이' 특수활동비 자료에서 찾아냈던 '심우정 명절 떡값 특수활동비' 의혹의 구체적인 정황.


2022년 1월, 심 전 총장은 다른 주엔 특수활동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다가 ▲1월 24일부터 시작하는 다섯 번째 주, 딱 이 한 주 동안만 ▲1,35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몰아 썼다. 심 전 총장이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재임한 기간을 통틀어 ▲1주일을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의 특수활동비를 쓴 때였다. ▲2022년 1월 다섯째 주는 그해 설 연휴가 시작되는 주였다.


뉴스타파가 '먹칠 투성이' 특수활동비 자료에서 찾아냈던 '심우정 명절 떡값 특수활동비' 의혹의 구체적인 정황.


또 있다. ▲추석 연휴를 정확히 일주일 앞두고 있던 ▲2021년 9월 둘째 주, 심 전 총장은 이 한 주 동안만 ▲1,16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몰아 썼다. 심 전 총장이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재임한 기간을 통틀어 ▲1주일 기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특수활동비를 쓴 때였다.

심우정, 의혹 부인... 정청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고위 검사가 명절을 앞두고 특수활동비를 부하 검사들에게 떡값처럼 나눠준다는 세금 부정 사용, 오남용 의혹은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도 다뤄졌다.


하승수 변호사(뉴스타파 전문위원): 명절을 앞두고 갑자기 특수활동이 집중될 리가 없고, 명절을 앞두고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해서 저는 솔직하게 그냥 '명절 떡값으로 썼다'라고 인정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2024.9.3.)


심 전 총장은 의혹을 부인했다.

○정청래 국회법제사법위원장: 명절 때 특별하게 이렇게, 그것도 현금으로 돈봉투 만들어 가지고 돈봉투를 내립니까? 그것 떡값이잖아요.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떡값이라는 말씀…
○정청래 국회법제사법위원장: 추석 때 설 때 수사 잘하라고 돈봉투에 넣어서 줍니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세요.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위원장님, 수사가 연중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청래 국회법제사법위원장: 그런데 왜 하필이면 명절 때 몰아서 그걸 줍니까, 삼사백씩?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명절 때도 수사가 진행되고 당시에도 여러 가지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정청래 국회법제사법위원장: 대한민국 모든 검사들이 추석 때 설 때 다 근무합니까? 출근해서 다 수사합니까? 본인들은 고향 안 가요, 검사들은? 고향 갈 때 주는 것 아니에요? 아니면 아니라고 증명을 한번 해 보세요. 상식적으로 국민들이 다 생각하는 겁니다. 차라리 말을 하지 마세요. 거짓말을 할 바에는 차라리 그냥 침묵하세요. 그리고 괴로운 표정을 지으세요. 그게 낫습니다.

-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2024.9.3.)


하지만 의혹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검찰이 공개한 먹칠 투성이 특수활동비 자료를 통해선 심 전 총장이 누구에게 특수활동비를 지급했는지, 전혀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먹칠 없는' 검찰 특수활동비 자료


뉴스타파는 최근 '먹칠 없는' 검찰 특수활동비 자료를 최초 입수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동부지검에서 지급된 특수활동비의 증빙자료다. 여기엔 심 전 총장의 '명절 떡값 특수활동비' 의혹이 나타났던 2021년 9월과 2022년 1월의 특수활동비 자료도 포함돼 있다. 의혹은 사실이었다.


'명절 떡값' 특활비 증거 ① 수령자
2021년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당시 서울동부지검장이던 심 전 총장은 서울동부지검 소속 9개 수사 부서의 부서장 전원에게 특수활동비를 골고루 나눠줬다. 뿐만 아니라 심 전 총장은 수사 업무를 직접 하지 않는 차장검사(성상현)와 인권보호관(신형식) 등에게도 특수활동비를 줬다.


2021년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당시 서울동부지검장이던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특수활동비를 지급한 대상자를 '검찰실 배치표'에 표시한 결과. 서울동부지검 소속 9개 수사 부서의 부서장 전원에게 특수활동비를 골고루 나눠준 사실을 알 수 있다.


2022년 설 연휴를 앞두고도 마찬가지다. 서울동부지검 소속 수사 부서의 부서장 전원, 나아가 직접 수사를 하지 않는 차장검사, 인권보호관 등에게까지 골고루 특수활동비를 돌렸다.

이런 식의 지급 패턴은 심 전 총장의 서울동부지검장 재임 기간을 통틀어 명절 직전을 제외하고는 나타나지 않는다.


명절 연휴를 앞두고 갑자기 서울동부지검의 수사 부서 전체와 비수사 부서까지 총동원해야 할 정도의 특수활동 소요가 발생했던 걸까.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명절 떡값' 특수활동비 증거 ② 셀프 지급
2022년 설 연휴를 앞두고 심 전 총장이 가장 많은 특수활동비를 지급한 대상은 일선의 수사 검사나 수사 부서를 총괄하는 부서장들이 아니다. 서울동부지검장이던 심 전 총장 본인이었다. 두 차례에 걸쳐 150만 원을 서울동부지검 특수활동비 지급의 결재권자인 심우정 지검장이 자신에게 지급하도록 결재했다. 이른바 '셀프 지급' 특수활동비다.


2022년 설 연휴를 앞두고 당시 서울동부지검장이던 심우정 전 검찰총장은 특수활동비를 자신에게 '셀프 지급'했다.


명절을 앞두고 서울동부지검에서 뿌려진 특수활동비가 정말로 특수활동 수행을 위한 것이었다면, 지검장이 일선 검사나 수사 부서를 총괄하는 부서장들보다도 더 많은 특수활동비를 가져가는 일이 가능할까?

뿐만 아니라 2022년이 시작되고, 심 전 총장이 자신에게 특수활동비를 셀프 지급한 건 설 연휴를 앞둔 때가 처음이었다. 특수활동비로 명절 떡값을 돌리면서 자기 몫도 챙겨간 것으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

전국 검찰청의 '명절 떡값 특활비' 실태, 감사·조사 필요
특수활동비를 명절 떡값처럼 부정 사용, 오남용한 의혹이 나타났던 고위 검사는 심 전 총장 한 명이 아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로 확인된 이들만 최소 4명(심우정, 이창수, 권순정, 허정)이다. (특별 페이지: 고위 검사들의 세금 오남용 / https://pages.newstapa.org/2024/suspicion/)

서울동부지검처럼 전국의 검찰청이 먹칠 없는 특수활동비 자료만 공개하면, 심 전 총장과 같은 형태의 세금 부정 사용, 오남용 의혹의 실체는 어렵지 않게 확인될 것이다. 검찰 스스로도 실태 조사, 감사 등을 통해 국민적 의혹의 실체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뉴스타파 임선응 ise@newsta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