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의 민간위탁사업은 복지·보육·문화·의료 등 국민의 삶과 밀접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진다.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위탁사업의 총 규모는 약 11조4000억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들 사업에 대한 외부 회계감사를 시행하는 지자체는 전체 243곳 중 40곳(16%)에 불과해 상당수가 회계검증 대상에서 벗어난 실정이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국회는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위탁사업에 회계감사를 의무화해 지자체마다 달랐던 회계감사 기준을 법률로 통일하려는 시도다. 이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 아니라, 공공재정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다.
서울시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서울시의회가 한때 민간위탁사업의 회계감사를 '사업비 결산서 검사'로 변경하자 서울시는 회계투명성과 외부 검증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보고 대법원에 제소했다. 대법원은 지방의회의 권한이라고 판단했고, 서울시의회는 지난 3월 다시 '회계감사' 조례로 원상 복귀시켰다. 공공재정의 투명성과 신뢰를 지키기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이었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국회는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위탁사업에 회계감사를 의무화해 지자체마다 달랐던 회계감사 기준을 법률로 통일하려는 시도다. 이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 아니라, 공공재정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다.
서울시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서울시의회가 한때 민간위탁사업의 회계감사를 '사업비 결산서 검사'로 변경하자 서울시는 회계투명성과 외부 검증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보고 대법원에 제소했다. 대법원은 지방의회의 권한이라고 판단했고, 서울시의회는 지난 3월 다시 '회계감사' 조례로 원상 복귀시켰다. 공공재정의 투명성과 신뢰를 지키기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일부 단체는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회계사 직역의 이익을 위한 제도이자 지방자치의 권한을 침해하는 조치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회계감사는 특정 전문가의 이해관계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 국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헌법적 책무다. 헌법에 근거한 재정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공공재정은 국민의 통제와 검증을 받아야 하고, 회계감사 의무의 법제화는 자치권을 제약하는 것이 아니라 자치행정의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는 제도적 장치다.
감사비용 논란도 사실과 다르다. 일각에선 감사비용이 민간위탁사업 수행기관의 재정 압박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제도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오해다. 민간위탁사업 예산에는 이미 감사비용이 포함돼 있으며, 이는 수행기관의 추가 부담이 아니라 지자체가 편성한 사업비의 일부다. 회계감사 비용은 세금 낭비를 막는 사회적 보험이자, 예산 집행의 오류와 비효율을 예방하는 수단이다.
회계사가 수도권에 집중돼 지방의 민간위탁사업 수행기관이 감사인을 구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현실을 왜곡한 것이다. 원격 감사와 데이터 기반 감사기법의 도입으로 접근성의 격차는 상당 부분 해소됐고, 지방에서도 회계법인의 네트워크 확충이 활발하다. 사업 규모와 여건에 맞는 합리적 기준과 지원 방안을 병행해 회계감사 제도의 취지와 실효성을 함께 살릴 수 있다. 회계투명성은 존립을 위협하는 부담이 아니라, 공공의 신뢰와 지속 가능한 지원을 뒷받침하는 기반이다.
회계감사의 본질은 통제가 아니라 신뢰다. 단순한 재무 검증을 넘어 공공의 신뢰를 지탱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직역의 이해관계가 아닌, 공공재정의 투명성과 회계전문가의 사회적 책무를 제도화하는 일이다. 법률로 신뢰의 기준을 세울 때, 지방자치의 자율과 국민의 신뢰가 함께 선다. 회계감사는 국민의 세금을 지키는 사회적 약속이다.
이영숙 한국여성공인회계사회 회장. |
이영숙 한국여성공인회계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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