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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인니 고속철도 구조조정 협상…일대일로 ‘부채 함정 논란’ 재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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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인니 고속철도 구조조정 협상…일대일로 ‘부채 함정 논란’ 재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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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늘고 수익 저조 ‘빚 폭탄’
철도 공사 중인 베트남 등 ‘촉각’
부채조정에 일대일로 향배 영향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개선 기회인가 아니면 부채의 덫인가. 중국과 인도네시아가 고속철도 프로젝트와 관련한 부채 조정 협상에 들어가면서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 프로젝트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는 1171만명이 넘는 승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했고 지역 주민에게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철도 노선을 따라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와 관련해 중국과의 부채 구조조정 협상이 시작됐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이다. 인도네시아 국부펀드 다난타라는 지난 17일 인도네시아 정부가 부채 문제에 관해 연말까지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남아시아 최초의 고속철도인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는 지난해 10월 운행을 시작해 수도 자카르타부터 반둥까지 140㎞를 이동하는 시간을 3시간에서 30여분으로 단축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따라 중국이 자본과 기술을 제공했다. 철도 운영사인 KCIC는 인도네시아 국영철도회사가 지분 60%, 중국계 기업이 지분 40%를 갖고 있다.

이 철도 노선은 개통 1년도 안 돼 적자 문제가 불거졌다.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KCIC는 지난해 4조1900억루피아(약 3600억원)가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당초 예상했던 적자 규모 3조2000억루피아(약 2800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운행 거리가 짧아 승객 수가 한정돼 있다는 것이 근본적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측은 공사비로 60억달러(약 8조6000억원)를 제안했으나 토지 취득과 코로나19 대유행 등의 영향으로 공사가 늦어지면서 실제 공사비는 72억달러(약 10조3000억원)로 불어났다. 전체 공사비 가운데 75%를 중국개발은행 대출로 조달했다.


KCIC는 철도 운영수익으로 빚을 갚기로 했으나 수익이 저조해 빚이 늘어났다. KCIC의 연간 이자 지급액만 1억2000만달러(약 1700억원)에 달한다.

인프라 건설 시 상대국에 기술과 대출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것은 중국 일대일로 사업의 특징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개도국은 대규모 자본을 쉽게 조달할 수 있었지만 결국은 부채 함정에 빠지게 되는 구조란 논란이 있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는 인도네시아·중국의 부채 조정 협상에 가장 큰 관심이 있는 나라는 베트남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베트남은 국토 전역을 잇는 철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북부 지역 신규 노선 건설을 위한 중국 차관을 승인했다. 이 노선에만 80억달러(약 11조4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로위연구소는 “베트남을 포함해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동남아 국가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고려하면 중국의 프로젝트들이 아직 완전히 빛을 잃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동남아 최대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부채 조정 협상 결과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향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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