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지난 2월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오픈AI 전략적 제휴 체결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
"최종 결론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지만, 우리가 함께 일하는 카카오가 '위법한 기업'이 아니라는 점이 법적으로 확인된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창업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사내 공지를 하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지에서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지금, 오랜 시간 우리를 붙잡고 있던 사법 이슈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며 "서울남부지법은 브라이언(김범수 창업자)을 비롯해 함께 기소된 전·현직 크루들과 카카오 법인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김범수 창업자의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시세조종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판결로 카카오는 지난 9월부터 발목을 잡아 온 김 창업자의 사법리스크를 일부 해소했다.
앞서 김 창업자는 2023년 2월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공개 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주가를 설정·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았다.
정 대표는 "카카오는 사법 리스크와 신뢰의 흔들림 등 복잡한 문제들을 마주하며 사회적 믿음을 회복하고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그 과정이 때로는 더디게 느껴졌지만, 멈추지 않고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 이후 정신아 대표를 중심으로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는 경영쇄신과 신사업에도 추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정 대표는 취임 당시 132개였던 계열사를 1년 반 만에 99개로 줄였고 연말까지 약 80개 수준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AI(인공지능)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카카오는 이달 내로 카카오톡 내에서 카카오맵·선물하기·멜론 등 주요 서비스를 연동해 실행할 수 있는 '챗GPT 포 카카오'를 출시하고 온디바이스 AI인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출시하는 등 AI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김 창업자는 이날 재판을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과 만나 "오랜 시간 꼼꼼히 자료를 챙겨봐 주시고 이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해준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조작과 시세조종이라는 그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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