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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의 선순환 마중물'…故 이건희 5주기에 다시 빛난 'KH 유산'

뉴스1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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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의 선순환 마중물'…故 이건희 5주기에 다시 빛난 'KH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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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4건·보물 46건 '이건희 컬렉션'…韓 미술계 수준 '격상'

감염병·희귀질환에 1조 기부…BTS 등 기부 선순환 '마중물'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삼성전자 제공)/뉴스1 자료사진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삼성전자 제공)/뉴스1 자료사진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5주기를 앞두고 'KH 유산'이 재조명받고 있다. 삼성가(家)는 약 26조 원에 달하는 고인의 유산 중 절반을 사회에 환원했다. 막대한 기부는 국내 미술·의료계의 부흥은 물론, 각계각층의 기부 동참을 이끌며 '선순환의 마중물'이 됐다는 평가다.

세계가 놀란 '이건희 컬렉션'…韓 미술계 재도약 끌어내

고인의 유산은 크게 미술계와 의료계 두 갈래로 기부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2021년 고인의 유지에 따라 문화예술품 및 의료기부를 결정했는데, 당시 천문학적인 상속세 마련을 위해 재산의 상당 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예측을 깬 결단이었다.

먼저 유족들은 한국 미술계 발전을 위해 고인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했다. 전례 없는 세계 최대의 기증 규모는 물론, 국보 14건과 보물 46건 등 가치를 환산하기 어려운 국보급 문화재가 다수 포함돼 전 세계적 관심을 모았던 '이건희 컬렉션'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생전 수집했다가 국가에 기증한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특별 전시회가 개최된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민들이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관람하고 있다. 2021.7.2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생전 수집했다가 국가에 기증한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특별 전시회가 개최된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민들이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관람하고 있다. 2021.7.2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고인의 미술품은 국립중앙박물관(2만1600점)과 국립현대미술관(1600여점)을 비롯해 전국 미술관에 골고루 기증돼 2021년부터 대중에 공개됐다. 이를 감상하려는 인파가 줄을 서면서 누적 350만 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이는 국내 역대 미술 전시회 중 역대 최고 기록이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 △겸재 정선 '인왕제색도' △단원 김홍도 '추성부도' △국내 유일 고려 천수관음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 등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는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 '황소' 등이 걸려 있다.

아까울 법도 한 국보급 작품을 사회에 환원한 배경에는 고인의 확고한 뜻이 있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인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식에서 "비록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갈지라도 이는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써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에 전시된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개막한 전시에서는 이 회장이 생전에 모은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의 다양한 작품 2만3000여 점의 기증품 중 295건 355점을 선보인다. 오는 8월 28일까지 4개월 간 열린다. 2022.4.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에 전시된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개막한 전시에서는 이 회장이 생전에 모은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의 다양한 작품 2만3000여 점의 기증품 중 295건 355점을 선보인다. 오는 8월 28일까지 4개월 간 열린다. 2022.4.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건희 컬렉션'은 한국 미술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계기로도 작용했다.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던 국내 고(古)미술품과 서양화, 이중섭 등 국내 유명 작가의 근대 미술품을 보유한 국가로 올라선 변곡점이 된 것이다. 이건희 컬렉션이 대중에 공개된 이듬해인 2022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박물관' 상위 5곳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이건희 컬렉션은 국내를 넘어 미국·유럽 등 세계 무대로 진출한 상태다. 올해 11월부터 내년 2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 박물관에 작품이 전시되며 내년 3~7월에는 시카고미술관, 내년 9월부터 2027년 1월에는 대영박물관 전시가 예정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서 환아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유산으로 시작된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은 올해로 4년차를 맞았다. 사업을 통해 소아암·희귀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만 1만 명에 달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2024.10.21/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서 환아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유산으로 시작된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은 올해로 4년차를 맞았다. 사업을 통해 소아암·희귀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만 1만 명에 달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2024.10.21/뉴스1


"모든 어린이 건강하게"…유족, 감염병·희귀질환 치료 1조 쾌척

유족은 코로나19 팬데믹이 기승을 부렸던 당시 감염병 극복에 7000억 원, 소아암·희귀질환 등 치료가 어렵고 재발 우려가 높은 환아 질환 치료 지원에 3000억 원을 쾌척했다. 이 역시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은 우리의 사명'이라고 했던 고인의 유지에 따른 결정이었다.


어린이 환자는 성인에 비해 질환이 다양하지만 환자 수는 적어 사례 수집이 어렵다. 데이터가 부족한 탓에 표준 치료법을 확립하는 것도, 보험 혜택을 받는 것도 어려워 환자와 가족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지난해 10월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 참석해 환아와 가족, 의료진을 격려하기도 했다.

유족들이 기부한 3000억 원을 토대로 2021년 서울대어린이병원을 비롯한 전국 의료기관들이 참여해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출범하는 결실도 맺었다. 전국 160여개 기관에서 1000명이 넘는 의료진이 참여해 2030년까지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 △공동연구 3대 사업을 진행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사업단은 현재까지 진단·치료·연구 관련 86개의 추진 과제를 진행했으며 환아 2만2462명이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 1만 명에 가까운 환아가 병명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위한 실마리를 모색 중이며 치료 지원을 받은 환아도 거의 4000명에 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해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3.10.19/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해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3.10.19/뉴스1


BTS부터 협력사까지…'기부의 선순환' 이끈 KH유산

이 선대회장의 유산 기부는 사회 각계각층의 기부 동참을 끌어내 '기부의 선순환'을 만들어 냈다.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은 2023년 10억 원을, 가수 이승기는 2022년 20억 원을 각각 서울대 어린이 병원에 기부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아 생산성을 높인 감염병 진단키트 제조기업 코젠바이오텍은 2022년부터 매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3년간 누적 기부액은 2억5000만원에 달한다.

소아암·희귀질환 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는 주희영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유족의 의료 기부를 계기로) 어린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후원이 더 많이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선순환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선대회장의 5주기 추모음악회는 20일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재용 회장 등 삼성그룹 총수 일가를 비롯해 계열사 사장단과 신임 임원 부부, 삼성생명 우수 설계사, 관계사 우수 직원 및 협력사 관계자 등 900여명이 참석한다.

참석자들은 고인의 추모 전시회와 추모 영상을 관람하고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본 공연에선 '첼로 신동'으로 유명한 첼리스트 한재민과 피아니스트 박재홍의 합주와 LA 필하모닉 연주가 진행된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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