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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부동산 불 지피는 역할 안 할 것"…금리 동결 시사(종합)

머니투데이 김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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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부동산 불 지피는 역할 안 할 것"…금리 동결 시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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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정감사]
"미국 재무부와 통화스와프 논의한 적 없다"
"외환보유액에 금 추가 매입, 단기적으로 계획 없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심으로 부동산시장 재과열 조짐을 보인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또 "한은이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흘 뒤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가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미간 통상협의 과정에서 미국 재무부와의 '특별형 스와프' 가능성이 거론된 것과 관련해선 "한은이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부동산이 금리 인하 제약…종합 정책으로 부동산 과열 막아야"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도권 주택시장이 다소 진정됐다가 지난달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며 "향후 가계대출 흐름의 불확실성도 증대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동성을 더 늘려서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잠재우기 위해 추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만큼 한은도 정책 공조 차원의 금리동결을 시사한 셈이다.


10·15 부동산대책 효과를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는 "부동산은 하나의 정책으로 해결하기는 복잡한 문제가 됐다"며 "이번 대책은 시간이 지난 뒤 효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두 가지 정책을 바꾼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계층이 반드시 생기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완 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세대출제도를 예로 들며 "이번 정책을 통해 전세가 어려워지면서 피해자가 많이 생기고 있지만, 크게 봐서는 전세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계속 레버리지가 올라갈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금리 인하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도 말했다.


교육문제 해결 등 중장기적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서울에 아무리 집을 짓더라도 유입 인구가 계속되면 공급이 따라갈 수 없다"며 "교육격차나 입시제도 등 교육문제를 해결해서 서울 유입 인구를 줄여야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美 재무부와 통화스와프 논의한 적 없어"

대미 투자펀드의 자금 조달 해법을 위해 미국 재무부와의 '특별형 스와프' 방식이 거론된 것과 관련해선 "한은이 검토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이 총재는 '한은과 미국 재무부간 통화스와프 방안을 검토한 적이 있는지' 묻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아르헨티나 같은 사례를 얘기하는 것 같은데 통화스와프는 단기 유동성 목적이기 때문에 장기 투자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미 간 대규모 대미 투자 협상과 관련된 질문에는 "협상 담당자가 아니라 구체적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협상팀 역시 한국이 연간 공급할 수 있는 외환 규모를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외환보유액으로 금 추가 매입?…"단기적으로 계획 없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에 금 보유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과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올해 들어 금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방송인 김구라씨가 5년 전 금을 1억원어치 사서 지금은 3억4000만원이 됐다는 뉴스도 있었다"며 "한은이 금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외환보유액도 훨씬 높아졌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며 한은의 금 매입 계획을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단기적으로는 금 매입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후 이어진 안도걸·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는 "최근 10년 정도는 금보다 주식 가격이 훨씬 많이 올랐다"며 "최근 3년 정도 금값이 빨리 올라가면서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수긍하는 면도 있지만 최근 3년 변화를 보고 자산을 변동시키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선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2~3년은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국면으로 (외환보유액 자산 다양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면서도 "달러의 안전자산 위치하고도 관련이 많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다시 한 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2013년 2월 이후 10년 넘게 금을 추가 매입하지 않고 있다. 12년째 금 보유량은 104.4톤(t)으로 유지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은이 투자수익 창출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한은은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외환보유액 운용 대상으로 금의 유용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1400원을 웃도는 높은 원/달러 환율과 스테이블코인,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이 총재는 "지난 한 두달 사이 달러가 약세를 나타냈는데도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여러 원인을 점검하고 있다"며 "환율 수준보다는 변동성을 보고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쿠폰의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해선 "재정지원이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며 "내년 상반기가 끝나야 명확한 지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해선 은행권 중심의 컨소시엄을 통한 발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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