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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식' CJ 조기인사 단행…키워드는 '글로벌'

이데일리 노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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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식' CJ 조기인사 단행…키워드는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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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2026년 CEO 인사 단행
CJ제일제당 윤석환, CJ푸드빌 이건일 대표 내정
11개 계열사 중 물갈이 2곳뿐...82% 유임
속도는 한달 빨라...핵심 포스트 조기 물갈이로 쇄신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규모보다 속도다.”

CJ그룹의 2026년 CEO 인사 특징은 이렇게 요약된다. 이는 위기감 속 조기 인사를 통해 미래 전략의 속도전을 보이겠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097950) 실적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핵심 포스트의 조기 물갈이를 통해 그룹 전체 긴장감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읽힌다.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바이오 사업부문 대표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바이오 사업부문 대표

CJ그룹은 지난 17일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CJ제일제당 대표이사에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를, CJ푸드빌 대표이사에는 이건일 CJ프레시웨이(051500) 대표를 내정했다. 두 대표는 기존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직을 각각 겸직한다.

나머지 9개 계열사(CJ프레시웨이, CJ대한통운, CJ올리브영, CJ올리브네트웍스, CJ ENM커머스부문, CJ ENM엔터부문, CGV, TVING, 스튜디오드래곤) 대표는 유임됐다. 때문에 전체 11개 계열사 중 대표이사가 교체된 경우는 2개 계열사로, 비율로 치면 18%에 불과하다.

반면 인사 속도는 상대적으로 빨라졌다. 통상 CJ그룹은 조직개편과 CEO 선임을 제외한 임원 인사를 계열사 CEO 인사와 함께 해왔다. 이번에는 달랐다. CJ그룹은 그룹 주도로 CEO 인사를 먼저 시행하고 계열사 CEO 주도의 후속 인사를 분리 진행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인사 시점이 지난해보다 한 달 정도 당겨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특징이라면 CEO 인사를 선제적으로 단행한 것”이라며 “본격적인 글로벌 성장을 이끌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서둘러 CEO 인사를 단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물 차원에서는 ‘바이오통’과 ‘글로벌통’이 약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CJ제일제당 전체 총괄 CEO 자리를 꿰찬 것은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다. 윤 대표는 바이오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바이오 전문가다. 1969년생인 윤 대표는 서울대 식품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받고 썬더버드 대학(Thunderbird University)에서 국제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룹에는 2002년에 입사해 주로 바이오사업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실제 바이오 남미사업담당, 바이오 글로벌 마케팅담당, 바이오 기술연구소장 등을 거치며 글로벌 사업 운영 및 전략,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입증해 왔다. 그는 식품 분야 경험은 전혀 없다. 다만 지난 2023년부터 바이오사업부문 대표 역할을 수행하면서 경영자적 전략 인사이트를 발휘해 온 성과를 바탕으로 CJ제일제당을 총괄해 이끌 적임자로 낙점됐다는 후문이다. CJ제일제당은 이전에도 바이오사업 부문 대표(김철하 전 대표)가 전체 총괄 대표를 맡은 바 있다.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겸 CJ푸드빌 대표이사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겸 CJ푸드빌 대표이사

CJ그룹은 CJ제일제당 실적 부진에 따른 경질성 혹은 책임 인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CJ제일제당은 CJ대한통운을 제외한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2351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견줘 11.3% 줄었다. 매출도 4조 3224억원으로 0.2% 감소했다. 식품사업만 떼놓고 보면 영업이익 감소폭이 34%로 더 크다. 미주 디저트 판매 부진에 국내 내수 침체와 원재료비 상승이 맞물린 여파다. 여기에 3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관측돼 쇄신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가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된 CJ푸드빌은 풍부한 글로벌 경험이 긴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CJ푸드빌의 핵심 사업인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뚜레쥬르가 올해 연말에 미국 현지 제빵공장이 완공되기 때문이다. 뚜레쥬르는 미국에 1200억원 정도를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홀카운티 게인스빌의 약 9만㎡(2만7225평) 부지에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뚜레쥬르 해외 경쟁력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현지 공장이 생기면 원자재 현지 확보를 통한 제품의 신선도와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데다 현지의 급속한 수요 변화에 대한 기민한 대응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풍부한 해외 경험과 프랜차이즈 역량이 있는 이 신임 대표는 적임자로 평가된다. 1970년생인 이 대표는 연세대 식품공학과를 나와 1997년에 CJ에 공채로 입사한 뒤 CJ푸드빌 투썸본부장, CJ제일제당 CJ Foods USA 대표, CJ주식회사 사업관리1실장 등을 역임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신규 경영리더 승진 인사 중심의 2026년 정기 임원인사는 후속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선임된 CEO를 주축으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인재를 발탁, 배치함으로써 속도감 있게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