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18일 문수경기장에서 광주FC와 2025 하나원큐 K리그1 정규리그 최종전(33라운드)를 치렀다. 지난 시즌까지 3연패로 ‘왕조’를 걷는 듯 했지만, 한 시즌 만에 추락하며 강등권까지 떨어진 상황. 파이널라운드B로 들어가는 문앞에서 반등이 절실했다.
울산은 이번 시즌 이례적인 결정을 했다. 지난 시즌 도중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팀으로 떠나면서 생긴 공백을 김판곤 감독에게 맡겼고 4위에서 리그 정상까지 올라갔지만, 올시즌 날개를 펴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까지 치렀지만 김판곤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고 신태용 감독에게 바통을 넘겼다.
전통적으로 울산은 한 지도자에게 꽤 많은 시간을 준다는 점에서 ‘중도 결별’은 파격적이었다. 하지만 공식전 11경기 무승 부진은 변화를 줘야할 타이밍이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지도력을 입증했던 신태용 감독이라면, 부진을 끊고 막판 스퍼트를 올릴 수 있을 거라는 고위층의 판단 속 결단을 감행했다.
울산은 10월 A매치 휴식기에 두 번째 이례적인 결정을 했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신태용 감독을 경질하기로 한 것. 이후 불거지는 검증되지 않은 루머와 잡음 속 신태용 감독은 언론을 통해 울산의 내부 사정을 폭로했다.
원정에서 골프 루머, 속초 전지훈련 루머, 폭언·욕설 루머 등에 정면 반박하며 해명했다. 해명에서 큰 줄기는 몇몇 베테랑이 팀 분위기를 흐렸고 구단과 직접 소통하며 ‘감독의 팀 장악력’을 무너트려 성적을 낼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자극적인 표현으로 요약하면 베테랑들의 태업이었다.
신태용 감독 경질과 동시에 팀을 떠났던 김광국 전 대표이사의 반박이 있었지만, 현(現) 울산 프런트의 의견은 없었다.
울산은 침묵했지만 경기는 이어가야 했다. 더는 추락할 수 없었다. 광주전을 이기고 잔류를 해야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었다. 팀을 맡은 노상래 임시 감독은 최악의 분위기에서 선수들과 면담을 했고 빨리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광주의 반격은 꽤 거셌다. 하지만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 킥으로 쐐기를 박을 기회를 잡았다. 이때 볼을 집어든 선수는 이청용이었다. 이청용은 득점 이후 동료들과 포효한 뒤 ‘골프샷 세리머니’를 했다. 마치 ‘골프 루머’가 있던 신태용 전임 감독에게 보란 듯이 누군가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날렸다.
경기 후 이청용에게 세리머니의 정확한 이유를 듣고 싶었다. PK 담당이 아니었는데도 굳이 볼을 들어 페널티 스폿에 놨고 득점 후 ‘골프샷 세리머니’를 했다. 경기 후 서포터석에 인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 팬들에게 어떤 강력한 메시지를 주고 싶었기에 내린 결정·행동이었을테다.
하지만 이청용은 “울산 팀과 울산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누가 더 진솔한지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좀 부끄러운 목표(잔류)를 달성한 다음에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말을 아꼈다.
침묵을 선택한 이유는 눈앞의 ‘부끄러운 목표’ 때문이었다. 울산 내부 분위기도 마찬가지. 불붙은 이슈에 기름을 붓기보다 팀의 반등이 더 중요했다. ”아직 뭔가를 말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라던 김영권이 ”말할 수 있는 시기에 말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또 저희가 구단과 이야기를 해야하는 부분이 있다. 조금만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답한 이유이기도 하다.
울산은 파이널라운드B에서 일찍이 잔류 신호탄을 쏘는데 모든 걸 쏟고 있다. 온갖 루머 속 어지러웠던 62일 간의 미스터리. 울산 측과 선수들의 ‘반대쪽’ 항변은 최소한 잔류가 결정된 뒤에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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