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유니폼 입고 서울W 원정경기…2-1 승 견인
포항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고 상암벌을 찾은 기성용(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친정 FC서울을 상대한 기성용이 경기 후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면서 심적으로 힘든 경기였다고 토로했다.
기성용은 1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K리그1 2025 33라운드' FC서울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 전반 28분 멋진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어시스트 하는 등 활약하며 2-1 승리에 기여했다.
2연패를 끊어낸 포항은 15승6무12패 승점 51점으로 4위를 지켰다. 기성용 이적으로 얽힌 스토리까지 감안하면 더 값진 승리였다.
기성용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2연패 중이었기에 다시 승리하기 위해 모든 선수들이 힘을 모았던 경기다. 내게도 특별했고 팀에게도 중요한 경기였는데 승점 3점을 따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찌감치 '기성용 더비'로 많이 조명된 매치업다. 서울을 대표하던 아이콘에서 포항으로 이적한 기성용이 처음으로 상암벌을 다치 찾은 날이었다. 기성용 입장에서는 많은 감정이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
포항 스틸러스 기성용이 하양 유니폼을 입고 상암벌을 찾아 2-1 승리를 견인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기성용은 "서울은 내게 특별한 팀이다. 어렸을 때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꿈을 키워왔다"면서 "대표팀에서도 그렇고 FC서울 소속으로도 그렇고 상암에서는 언제나 홈 라커룸만 사용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원정팀 라커룸에 들어갔다"고 웃은 뒤 "개인 감정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냉정해지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번 서울과의 만남에서 1-4로 크게 져서 선수들 모두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모든 선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했다.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면서 "특히 수비 쪽에서는 다른 경기들보다도 철저하게 준비했다. 실점 장면 빼놓고는 완벽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날 기성용은 후반 40분 경기장을 빠져나오면서 서울 서포터석을 향해 깊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여느 선수라면 의아한 행동이겠지만 기성용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
그는 "오늘 내 마음을 아무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내게 서울 팬들은 너무 소중한 분들이다. 경기를 준비하면서 감정을 내려놓자 마음먹었으나 나도 인간이기에 복잡한 마음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내가 최선을 다해 뛰는 것이 서울 팬들에 대한 도리라 생각했다. 경기 후 인사도 마찬가지다. 포항 팬들도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했다.
이제 정규리그를 마치고 스플릿 라운드를 앞두고 있는 그는 "이제 올 시즌 마지막 5경기 남았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하고 싶다"면서 "이후 행보는 잘 모르겠다. 지금 현재를 즐길 것"이라고 각오를 피력했다.
lastuncl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