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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첫 국감…첫 주 내내 ‘조희대, 김현지, 욕설문자’만 주목

매일경제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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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첫 국감…첫 주 내내 ‘조희대, 김현지, 욕설문자’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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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책 검증보다 정쟁만 이어져
법사위, 조 대법원장 퇴장막고 초유의 질의 강행
국힘, 김현지 실장 6개 상임위서 증인 출석 요구
과방위 국감선 의원간 욕설메세지 공개로 다툼


헌정사 처음 국감 증인석 앉은 조희대 대법원장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한주형 기자

헌정사 처음 국감 증인석 앉은 조희대 대법원장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한주형 기자


이재명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지난 13일부터 한 주간 이어진 가운데, 정책 검증보다는 정쟁이 중심에 섰다. 조희대 대법원장·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출석 공방, 여야 의원 간 욕설 문자 파문이 연이어 논란을 일으켰다. 정책 점검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부터 시작된 국감에선 주요 상임위원회마다 여야 간 충돌이 잇따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감에서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국감 일반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기관장 신분으로 자리했음을 분명히 했다.

조 대법원장은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것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한다”고 밝히며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정감사를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국감법 8조를 언급하며 “헌법상 삼권분립 정신에 어긋난다”고도 했다.

조 대법원장이 인사말을 마치고 퇴장하려 하자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이를 제지하며 질의응답을 강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증인 선서를 하지 않은 상태로 참고인 자격으로 자리를 지켰고, 국민의힘은 “대법원장을 사실상 감금한 채 답변을 강요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여야의 고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 대법원장은 약 90분간 침묵을 유지한 뒤 이석했다.

이틀 뒤인 15일에는 민주당 주도로 법사위가 대법원 현장 검증을 시도하며 또다시 충돌이 벌어졌다. 여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상고심 판결 과정에서 대법관들이 정상적인 기록 확인을 거쳤는지를 확인하겠다며 법원행정처 현장 점검을 추진했다.

국민의힘은 “삼권분립을 파괴하는 사법부 압수수색”이라며 즉각 반발했고, 국감 파행을 선언하고 퇴장하기도 했다.


김 실장을 둘러싼 여야 공방도 국감 첫 주 내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며 6개 상임위에서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특히 야당은 14일 법사위 국감에서 김 실장이 과거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의 대북송금 사건 등에 관여했다고 주장했고, 여당은 “가짜뉴스에 기반한 정치 공세”라고 맞섰다.

이날 박상용 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변호인이 김 실장으로부터 질책을 받고 사임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하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김 실장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의 보좌관이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는 증거인멸에 해당한다”며 김 실장 출석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김 실장은 당시 국회의원 보좌관 신분이었으며, 수사나 변호인 교체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감 막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선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김우영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 벌어진 ‘욕설 문자메세지’ 사건으로 국감이 파행하는 등 거친 공방이 발생했다.

16일 과방위 국감은 욕설 문자메세지 사건으로 파행 끝에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기자들이 선택적으로 찍고 있다”며 이들을 모두 퇴장시킨 뒤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기도 했다. 비공개 회의에서 김 의원과 박 의원은 “한주먹 거리”, “넌 내가 이긴다”라며 설전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최 위원장의 의사진행 방식에 대해서도 여야가 충돌하며 막말이 오갔다. 이후 두 의원이 서로 사과하면서 갈등이 일단락돼 오후 4시반께 국감이 재개되고 회의도 공개로 전환됐다.

이번 사건은 14일 과방위 국감에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박 의원이 지난달 5일 밤 자신에게 “에휴 이 찌질한 놈아!”라고 보낸 문자메세지를 공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박 의원 전화번호가 노출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이 김 의원을 향해 “한심한 XX”라고 외치는 등 욕설이 오갔다. 여야 간 공방 속 국감은 파행을 거듭하다 최 과방위원장이 박 의원의 욕설을 문제 삼아 국감장 퇴장 조치를 내리면서 소동이 일단락됐다.

여야 모두 국감이 열리기 전 ‘정책 중심의 국감’을 약속했지만, 실제 회의장은 감정싸움과 공방이 대부분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감 첫 주 내내 여야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정책 질의가 실종됐다”고 말했다.

과방위 국감, 설전 벌이는 여야 의원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중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문자메시지 공개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과방위 국감, 설전 벌이는 여야 의원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중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문자메시지 공개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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