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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현금 쌓기 시작한 JP모건…“금융시장 바퀴벌레, 한 마리 아니다”

매일경제 임성현 특파원(einbah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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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현금 쌓기 시작한 JP모건…“금융시장 바퀴벌레, 한 마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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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SVB사태 재연 우려
“경기 침체땐 신용위기 폭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사진 = 연합뉴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사진 = 연합뉴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최근 미국 지방은행의 부실을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지방은행발 신용위기설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파산으로 월가를 강타했던 신용위기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분류한 자산 기준 대형은행 명단에서 30위인 자이언스은행은 16일(현지시간) 자회사인 캘리포니아 뱅크 앤드 트러스트가 취급한 상업·산업대출 가운데 5000만달러(약 709억원) 규모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다. 31위인 웨스턴얼라이언스는 캔터그룹에 대한 선순위 담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자동차 대출 업체 트라이컬러홀딩스가 파산해 지방은행인 피프스서드가 2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회계에 반영했다.

앞서 트라이컬러홀딩스는 지난달 파산을 신청했고, 일부 부채를 전액 손실로 초래했다. 퍼스트브랜드그룹 파산 여파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월가 주요 금융사들이 100억달러에 달하는 빚을 지기도 했다.

자이언스와 웨스턴얼라이언스는 이번 사기 관련 손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내 74개 주요 은행의 시가총액이 이날 하루에만 1000억달러 이상 증발했다. 미국 은행 상장지수펀드(ETF)인 KBW 가격은 이날 3.64% 급락했다. 은행주 급락으로 뉴욕증시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대표적 지방은행인 자이언스은행(-13.14%)과 웨스턴얼라이언스(-10.83%)가 폭락하면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자동차 부품 업체 퍼스트브랜드와 저신용자를 위한 서브프라임 차 대출 업체 트라이컬러홀딩스의 잇따른 파산의 불똥이 지방은행 부실 위험으로 튄 것이다. 지방은행 파산 공포가 확산된 것은 1980년대 저축대부조합 부도 사태, 2008년 금융위기, 2023년 SVB 사태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다이먼 회장은 지방은행 부실과 관련해 “이는 과잉 대출의 초기 징후”라며 “경기 침체 시 더 큰 신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면 이면에 바퀴벌레가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지금은 보이지 않는 부실이 모두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맷 말리 밀러타백 수석 시장 전략가는 “2023년 뱅크런은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생생하다”며 “자이언스은행 뉴스는 투자자들에게 신용건전성 이슈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브로커스 수석전략가는 “이번 사태를 또 다른 SVB 사태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규모를 감안하면 은행주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앞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파산 업체가 늘어나고 지방은행이 부실화하는 것은 물론 대형 금융사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웰스파고는 “큰 은행들은 문제를 흡수할 만큼 충분한 다양화를 보유하고 있지만 소형 은행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감당할 여지가 훨씬 적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통제 가능한 수준에 있다는 낙관론도 있다. 올 들어 은행들이 부실 전이에 대응하기 위해 충당금 규모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JP모건체이스는 충당금 규모를 34억달러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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