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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동명원 등 장애인 강제 피임 시술” 묻자…정은경 “범부처 협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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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동명원 등 장애인 강제 피임 시술” 묻자…정은경 “범부처 협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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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김예지 의원실 제공.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김예지 의원실 제공.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남 무안 노숙인재활시설 동명원에서 벌어진 여성장애인 강제피임 시술 등 시설 인권침해 사건과 관련해 범부처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5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기관 증인들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이날 동명원 피해생존자 김애정씨가 한겨레를 통해 증언한 시설 장애인 집단 강제피임시술에 관해 질의했다. 당초 이날 국감에 참고인으로 나오기로 한 김애정씨는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김예지 의원은 “시설에 있던 장애인들이 지역사회로 나오면서 강제 불임수술과 강제입양, 강제결혼 등 재생산권 침해의 경험을 증언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사회복지시설에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재생산권 침해를 당했으며, 오늘 불참하게 된 참고인께서도 동명원에서 자녀를 강제로 빼앗기고, 다른 거주인들과 함께 강제피임 시술을 받았다”며 “보건복지부가 이런 문제를 외면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정은경 장관은 “동명원은 진실화해위가 인권침해사건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고 하반기 결과를 알려줄 것이다. 결과를 받으면 범부처 협의를 해서 후속조처 방안을 만들겠다”고 답변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진실화해위는 지난 4월 동명원 인권침해 사건 조사를 완료해 피해자 4명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고 법·제도 개선 및 재발 방지 대책 등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전라남도와 목포시가 10월 중 수용자 인권과 건강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계획했다. 정 장관의 이날 발언은 전라남도 등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조처를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동명원은 경찰 출신 김춘식이 1972년 목포시 인가를 받아 부랑아 보호시설로 운영을 시작해 1981년 전남 무안군 청계면 복길리로 옮겨와, 지금은 같은 자리에서 노숙인재활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동명원과 인근에 지은 공장에서 △상습 폭행과 감금 △무임 강제 노동 △정신병원 강제 입원 △강제 피임 시술 등을 당한 것으로 진실화해위 등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동명원은 현재 노숙인 시설이지만 전체 39명 중 30명이 장애인이고, 30년 이상 된 수용자가 15명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전남 무안군 청계면 복길리에서 노숙인보호시설로 운영되고 있는 동명원. 목포시 누리집.

전남 무안군 청계면 복길리에서 노숙인보호시설로 운영되고 있는 동명원. 목포시 누리집.


김예지 의원은 질의 과정에서 1999년 김홍신 전 의원이 폭로한 사회복지시설 장애인에 대한 강제불임 수술 실태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예지 의원에 따르면, 1973년부터 1999년까지 모자보건법 제9조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질환의 유전 등을 방지하기 위해 불임수술을 명령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 의원은 “문제는 해당 조항이 삭제된 이후에도 아직 사회복지시설 내 장애인에 대한 강제불임 수술 등 재생산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일본의 우생보호법과 내용이 비슷한 현행 모자보건법 제14조에는 우생학·유전학적 사유로 장애인에 대한 임신중절수술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조항이 남아있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는 우생보호법에 따른 강제불임 피해자들이 정부에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면서 국가가 손해배상을 하고 있고, 국회에서는 강제불임 시술 실태보고서도 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예지 의원은 “우리나라도 이제 보건복지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은경 장관은 “어떻게 국가가 사과나 배·보상할 수 있을지, 모자보건법 14조의 예외조항을 존치할 필요가 있을지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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