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울산 떠난 신태용 "반전 못 이끈 것, 제 책임"

울산과 계약 해지한 신태용 전 감독. 연합뉴스

"제 잘못이고, 제 불찰이다. 감독으로서 역할을 다해내지 못했다."

프로축구 K리그1 울산HD에 부임한 지 두 달 만에 성적 부진으로 팀을 떠난 신태용 전 감독이 팬들에게 사과했다. 신 전 감독은 15일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려 "처용전사(울산 서포터스) 여러분, 울산 HD 팬 여러분 죄송하다. 기대 많이 하셨을 텐데, 반전을 이끌지 못했다"면서 "제 잘못이고, 제 불찰이다. 감독으로서 역할을 다해내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좋지 않게 떠나지만, 웃으면서 떠나지 못하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처용전사, 팬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그간의 응원에 고마움도 표현했다.

신 전 감독은 2017~18년 한국 대표팀을 이끈 사령탑이다. 2020년부터 올해 초까지는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지휘했다. 그러다 지난 8월 울산의 '소방수'로 낙점됐다. 당시 울산은 리그 7위에 머물러 있었다. 신 전 감독 선임 당시 공식전 11경기 무승에 허덕이던 울산은 신 전 감독의 데뷔전이던 8월 9일 제주 SK(25라운드)에서 1-0으로 이겼다.

하지만 이 경기를 끝으로 울산은 7경기 무승(3무4패)으로 다시 하락세에 빠졌다. 특히 상·하위 스플릿으로 나눠 경쟁하는 파이널 라운드(34∼38라운드)에서 10년 만에 파이널B(7∼12위) 추락이 확정되자, 울산은 지난 9일 신 전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설상가상으로 경질 이후 신 전 감독과 선수단 일부의 갈등이 알려졌다. 지도와 소통 방식에 대한 신 전 감독과 일부 선수측 이견이 표출되는 등 뒷말이 무성했다.

신 전 감독은 "여러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저의 패착이 가장 크다. 이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단 한 가지, 울산의 비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만은 알아주셨으면 한다. 그 누구보다 울산의 반전을 원했고, 도약을 원했고, 명가재건을 원했다"면서 "모든 것을 걸고 한다고 했으나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다른 변명은 하지 않겠다. 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노상래 유소년 디렉터가 감독대행을 맡은 울산은 18일 광주FC와 홈 경기에 나선다. 현재 울산은 K리그2(2부)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0위(승점 37)에 처졌다. 신 전 감독은 "저는 울산을 떠났지만, 울산이 1부리그를 떠나서는 안 된다. 명가 울산의 자긍심은 남아야 한다"면서 "코치진,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해 울산의 자존심을 지켜달라. 저도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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