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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미학 탐구한 사진작가…육명심 전 서울예대 교수 별세

연합뉴스 박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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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미학 탐구한 사진작가…육명심 전 서울예대 교수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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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육명심[유족 제공]

사진가 육명심
[유족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박의래 기자 = 한국적 미학으로 인간 근원을 탐구한 사진작가 육명심(陸明心)씨가 15일 오전 4시께 별세했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93세.

1932년(호적상 1933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전사범학교,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지역 신문의 사진콘테스트에서 입선한 것을 계기로 '동아국제사진살롱전', '동아사진콘테스트',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등에서 수상하며 사진계 경력을 쌓았다.

부인 이명희 씨는 "남편은 원래 시를 쓰는 데 관심이 있었다"며 "내가 1964년 결혼할 때 혼수품으로 가져온 카메라에 빠져 독학으로 사진을 익혔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서라벌예술대, 신구대, 서울예술대, 홍익대, 상명대에서 후진을 양성하는 한편, '한국적 사진미학'을 정립하려고 애썼다.

그는 사진을 시작할 무렵부터 문인들의 초상을 찍었다. 시 쓰기에 대한 관심으로 대학 시절부터 교류가 있었던 시인 박두진(1916∼1998)이 1967년 시집 '하얀 날개'를 펴낼 때 사진을 찍은 것을 계기로 김춘수, 박목월, 서정주 등 한국 대표 문인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1972년부터는 '예술가의 초상 시리즈'를 본격화하며 장욱진 화백을 비롯해 화가와 음악인, 연극인, 영화인을 촬영했다.

2007년 현대 문인 71인을 찾아가 찍은 인물 사진과 인상평을 엮은 책 '문인의 초상'을 출간했다. 고인은 당시 머리말에서 "처음에는 시인이면 시인, 소설가면 소설가로만 보였는데 해가 거듭되면서 문인들이 예술가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예술가라는 옷을 벗어버린 원래 타고난 그대로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고 적었다.

그는 1977년부터 평범한 이들을 찍은 '백민'(白民)' 시리즈를 발표했고, 1985년부터 '장승' 시리즈를 찍었다. 그의 작품은 한국 고유성에 대한 깊은 탐구를 제시하면서 삶과 죽음에 관한 깨달음의 세계를 향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인은 한국 기록 사진계에 큰 족적을 남긴 공로로 2016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사진집 '검은 모살뜸'(1997)과 '문인의 초상'(2007), 사진이론서 '한국현대미술사: 사진'(1978)과 '세계사진가론'(1987), 에세이집 '사진으로부터의 자유'(2005)와 '이것은 사진이다'(2012) 등을 펴냈다.

유족은 부인 이명희(전 청담초교 교장) 씨와 1남 1녀(육은정, 육현수)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17일 오전 6시. ☎ 02-2019-4000


laecorp@yna.co.kr

※ 부고 게재 문의는 팩스 02-398-3111, 전화 02-398-3000, 카톡 okjebo, 이메일 jebo@yna.co.kr(확인용 유족 연락처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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