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전문가 진단
갭투자 차단…실수요자 외 진입 막혀
집값 잡힐진 의문…풍선효과 등 우려
세금이 효과적…1주택자 규제 주장도
갭투자 차단…실수요자 외 진입 막혀
집값 잡힐진 의문…풍선효과 등 우려
세금이 효과적…1주택자 규제 주장도
15일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초강력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고가 주택에 대한 수요를 막기에는 한계가 뚜렷한 데다 풍선 효과로 이어질 수 있어 집값 상승 흐름을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다세대 주택들의 모습.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김벼리·정호원·서정은·윤성현 기자] 15일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강력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2년 실거주 요건이 폭넓게 적용되면서 ‘거래절벽’이 불가피하고, 현금을 가진 무주택 실수요자 위주의 제한적인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고가 주택에 대한 수요를 막기에는 한계가 뚜렷한 데다 풍선 효과로 이어질 수 있어 집값 상승 흐름을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금융권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오는 20일부터 2026년 12월 말까지 서울시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은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함에 따라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고, LTV(담보인정비율)도 강화된다.
이에 대해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은 “서울 전역, 경기도 일부 지역까지 갭투자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그동안에는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단계적으로 적용을 하다보니 갭투자를 막기 어렵고 정책 효과가 상쇄되는 단점이 있었는데 한번에 규제지역으로 묶어 실수요자 외에 신규 진입 통로를 막은 셈”이라고 말했다.
단계별 대출규제도 적용돼 대출을 활용한 자금 조달도 더욱 빡빡해졌다. 현재는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단일 규제하고 있는데 16일부터 주담대 여신한도는 ▷15억 이하 최대 6억원 ▷15억~25억원 이하 최대 4억원 ▷25억원 초과 최대 2억원으로 줄어든다.
다만 이번 조치가 불붙은 서울 전역 집값 상승을 잠재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담대 한도 축소 조치에 대해 “25억원이나 15억원 이상의 주택을 구매하는 수요층은 대출을 2억~4억원으로 제한한다고 집을 못 사진 않는다. 고가 주택 수요 억제에 대한 대안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시장에 심리적 압박을 주기 위한 시그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인근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실거주 요건으로 당분간 서울 전역은 거래가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과거 정부에서도 규제 지역 지정을 통해 수요를 막았지만, 오히려 매수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에 공급이 수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요를 억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원도 “인위적으로 매매를 위축시켜 가격변동 효과를 줄이는 것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라며 “과거처럼 거래량이 줄어든다고 해도 신규 거래에서 가격상승이 크게 나타날 경우 이에 대한 대책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월세 등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와 전세물건 감소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실수요 요건 강화, 기준금리 인하, 전세대출 규제 등으로 전세가 상승 압력은 이어질 것”이라며 “전세가 상승을 지핀 전세대출이 제한돼 갭투자 환경은 악화하겠지만, 보증부 월세 등 월세화에 따른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가 주택에 대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금리나 세금 정책이 핵심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장희순 교수는 “대출 유동성을 제어하는 것보다는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의 실효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인만 소장도 “11월 기준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확대될 경우, 이번 대책의 정책효과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 교수는 “고가주택의 수요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보유 단계에서 보유세 대책이 나와야 한다. 시장을 활성화하거나 경색된 부동산 대책에 훈풍을 불어넣으려면 취득이나 거래 단계에서 조처를 해야 한다”며 “보유세나 취득세 강화 여부는 즉각 시장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집값을 실질적으로 잡기 위해서는 1주택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돈이 계속 풀리면서 환율이 올라가고, 실물의 가격이 올라가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다. 이를 경험한 사람들은 부동산을 사게 될 것”이라며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는 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