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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l Guy’ 손흥민, 일본-브라질 결과? “관심 없어”…파라과이 무너뜨린 동생들 활약? “너무 뿌듯해, 더 잘해주길” [MK인터뷰]

매일경제 김영훈 MK스포츠 기자(hoon9970@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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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l Guy’ 손흥민, 일본-브라질 결과? “관심 없어”…파라과이 무너뜨린 동생들 활약? “너무 뿌듯해, 더 잘해주길”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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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손흥민의 시선은 오로지 대표팀이다. 다른 팀의 활약보다는 대표팀 동료들의 활약을 더욱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친선경기에서 엄지성, 오현규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지난 10일 브라질과 친선 경기에서 0-5 대패를 당한 홍명보호는 파라과이를 꺾고 처진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젊은 태극전사’의 활약이 주효했다. 2002년생 엄지성이 1,386일 만에 A매치 2호 골을 터뜨렸고, 1-0 불안한 리드 속에서 2001년생 듀오 오현규와 이강인이 추가 골을 합작했다.

손흥민. 사진=김영훈 기자

손흥민. 사진=김영훈 기자


이날 손흥민은 뜻깊은 날을 맞이했다. 브라질전 137번째 A매치를 치르며 차범근 전 감독과 홍명보 현 대표팀 감독을 넘어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을 써내렸다. 경기 시작에 앞서 손흥민은 한국축구 레전드 차범근 감독에게 등번호 ‘137’이 새겨진 기념 유니폼을 전달받으며 ‘A매치 최다 출전 기념 행사’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손흥민은 3백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파라과이의 촘촘한 수비를 깨뜨리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지만 손흥민은 뒷공간을 파고들며 상대 수비를 물러나게 만들었다. 이후 후반전 시작과 함께 오현규와 교체되며 10월 A매치 임무를 마쳤다.

■ 다음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의 인터뷰 일문일답.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 브라질전과 달랐던 점은 무엇인가.

선수들한테도 이야기를 했다. 크게 지고 나면 모두가 위축되고, 경기에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오늘 경기에서 선수들이 이를 극복하고 기회를 살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주장으로서 선수들한테 고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른 팀의 결과를 떠나 오늘 우리가 할 일을 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 A매치 최다 출전 기념 행사가 있었다. 차범근 전 감독이 기념패를 전달해서 더 의미가 클 것 같은데.

항상 어릴 때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고, 우러러보던 분이었다. 오늘 경기장에서 이렇게 좋은 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 한국축구의 영웅에게 축하를 받았다.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먼 길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오늘 전반전만 뛰었다. 아쉬움이 크지 않은가.

파라과이가 수비적으로 나섰다. 내가 공간으로 패스를 받기도 어려웠고, 발밑으로 오는 패스 또한 기회를 살리기 쉽지 않았다. 브라질전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소집 때 이런 부분을 많이 느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 내가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다. 어떻게 움직일지, 어떻게 기회를 만들지 등이다. 고민을 더 해야 할 것 같다.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 2000년대생 동생들이 골을 만들었다. 보면서 뿌듯했을 것 같은데.

모든 선수들이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 경기를 주도했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선배로서, 주장으로서 많이 뿌듯하고 앞으로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경기 후 일본과 브라질(3-2 일본 승)의 경기 결과도 확인했는가.

확인하지 않았다. 관심 없다.

- 3백으로 무실점 승리를 챙겼다. 선수들이 새 전술에 어느 정도 적응했는지.

포메이션 이야기를 하면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하루 종일 이야기할 수 있을 거다. 3백의 장점이 4백의 단점이 될 수 있고, 3백의 단점이 4백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우리 팀이 월드컵 예선에서 4백을 사용하다가 7월부터 3백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당시 나를 비롯해 해외파 선수들이 없었지만, 지금처럼 한 팀이 여러 가지 포메이션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한 포메이션을 익히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한다. 소속팀에서는 매일 훈련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정말 짧은 시간 안에 전술을 입혀야 한다. 선수들도 공부할 시간이 필요하다. 서서히 맞춰가고 있는 중이다.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 최근 풀타임을 소화한 경우가 많지 않은데.

오늘은 감독님이 미리 말해줬다. 항상 풀타임을 뛸 수 있는 몸 상태다. 아직 시즌을 치르고 있고, (소속팀에) 돌아가면 중요한 경기가 남아 있다. 감독님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미리 이렇게 말해주시면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지금은 항상 좋은 컨디션으로 풀타임을 뛸 수 있다.


- 오늘 팬들이 많지 않았다. 이런 모습이 낯설지 않은가.

낯설기보다는 오신 팬들한테 우리가 감사한 마음을 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역할이다. 또 재밌는 축구를 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팬들도 다시 경기장으로 오실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또 오늘만의 특별함이 있었다. 많은 분이 추석 연휴가 겹치면서 오랫동안 쉬다가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다. 이런 상황이 가끔 있는 부분이고, 우리도 더 책임감을 느끼고 경기장에서 잘해야 하는 이유다.

-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에서 두 달 정도 뛰고 있다. 대표팀에 조언할 부분이 있는지.

아직 많은 걸 말해줄 수 있지는 않다. 우선 내가 있는 곳(로스앤젤레스)은 상당히 덥다. 잔디도 그렇고 나도 적응하고 있다. 한국 잔디와는 또 다르다.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여름 월드컵이다. 많이 더울 것이다. 미리 준비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클럽월드컵을 다녀온 선수들도 있어서 오히려 다른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내가 공유하기보다 선수들이 월드컵에 맞춰 현지에 적응하면 될 것 같다.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 소속팀이 최근 패배했다.

아쉽다. 대표팀에 있으면 소속팀이 신경 쓰이고, 소속팀에 있으면 대표팀이 신경 쓰인다. 소속팀의 핵심들이 대표팀 일정으로 부재 중이다.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임해줘서 고맙다. 우리가 지금 서부 컨퍼런스에서 우승할 수 없게 됐지만 아직 중요한 메이저리그사커(MLS)컵이 남아 있다. 남은 일정에 집중해 팀의 우승을 돕고 싶다.

- 월드컵 전까지 평가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중점으로 둬야 할 부분이 많다. 이제는 디테일하게 신경 써야 한다. 강팀을 상대로 어떻게 더 과감하고 거칠게 경기를 풀어갈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브라질전을 생각하면 상대를 너무 존중한 게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선수들한테 말한 것처럼 많이 맞아봐야 안 아프게 맞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그래서 브라질전이 많이 아팠다. 이제는 맞더라도 우리도 한 번씩 때릴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 미국에서 ‘행복 축구’ 하고 있는지.

내가 어디에 있든 행복하게 축구하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 단 한 번도 불평불만 없이 행복하게 축구할 수 있었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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