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의 발언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 둘째 날인 14일 국회 곳곳에서 여야가 욕설과 고성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야당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 대해 ‘색깔 공세’를 제기했고, 반중국 정서를 자극하는 질의를 쏟아냈다. 전날 조희대 대법원장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빗대어 한 비판에 대한 지적이 여당에서 나왔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기정통위) 국정감사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정부의 실세 중 실세로 꼽히는 김 부속실장이 김일성 추종 세력인 경기동부연합과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컨트롤타워가 우리의 주적인 북한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라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런 주장의 근거로 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선거법 재판 판결문에 담긴 ‘김 전 의원과 김 실장이 알고 지냈다’는 내용을 들었다. 민주당은 “망상”이라고 맹비난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판결문 문장 하나를 가지고 김 실장을 김일성 추종 세력이라고 하는 논리적 비약이 실로 놀랍다”며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색깔론”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의 기자회견 여파는 과기정통위 국정감사장으로 이어졌다. 이날 김 부속실장에 대한 박 의원의 의혹 제기를 비판하던 김우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5일 박 의원으로부터 받은 ‘에휴 이 찌질한 ×아’라는 문자메시지를 국감장에서 공개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이 김일성 추종 세력과 연계돼 있다는 허위 주장을 한 사람이 이런 문자를 보냈다. 국회의원으로서 기본 소양조차 갖추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박 의원은 “(김 의원이) 멱살까지 잡았는데 제가 다 덮으려고 문자를 보낸 것”이라며 “한심한 ××”, “나가”라고 소리쳤다.
‘중국인 3대 쇼핑(의료·선거·부동산) 방지법’을 추진하는 국민의힘은 이날 국감장에서 ‘혐중’ 정치공세를 이어갔다. 전날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위원회 국감 중에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이 불공정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데 이어, 이날 최보윤 의원이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건강보험 부정수급자의 70.7%가 중국인”이라며 ‘중국인 건강보험 먹튀’ 주장을 꺼냈다. 이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부정수급의 99.5%는 (이용자가 저지른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사업장을 퇴사했을 때 사업주가 신고를 늦게 하는 바람에 발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빗대어 한 비판에 대해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망신 프레임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전날 국감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조 대법원장의 얼굴을 합성하고 ‘조요토미 희대요시’라고 적은 패널을 공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법부 수장에 대한 도 넘은 조롱이자 모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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