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 사진=SNS |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MBC가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유족과 기자회견을 연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지 1년 만이다.
MBC는 14일 공식입장을 통해 "오는 15일 오전 10시 MBC 안형준 사장과 유족이 함께하는 기자회견이 열린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MBC 사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같은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는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A씨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두 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A 씨 변호인은 고인 휴대전화 속 유서 원본 제출을 요구했다. 유족 측 변호인은 "7월 22일에 유서 전문을 제출했다. 이런 말씀을 하실까 봐 (1차 변론) 당시에 휴대전화 사진을 찍으라고 했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MBC도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저희는 MBC의 조사가 객관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라며 증인신문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모두 증인신문의 필요성이 있다"라면서도 "2명 정도로 압축할 수 있는지 검토해달라"고 전했다. 다음 변론 기일은 오는 11월 25일 오전 11시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15일, 28세 일기로 숨을 거뒀다. 이후 고인이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토로한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 가해자로 지목된 MBC 기상캐스터 4명에 대한 비난이 일었다.
유족은 이들 중 따돌림을 주동자로 의심되는 A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가액은 5억1000만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A 씨 측이 지난 7월 첫 변론기일에서 의혹을 부인함에 따라 법정다툼이 계속됐다.
뒤늦게 사안을 인지한 MBC는 오요안나 사망 4개월 만에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에 나섰다. 다만, 그 내용은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과 합동으로 특별근로감독팀을 구성해 약 3개월간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했다. 이어 "기상캐스터는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도 "괴롭힘으로 볼만한 행위가 있었다"고 결론 지었다.
결과를 받아들인 MBC는 "故 오요안나 씨에게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는 고용노동부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관련자 조치와 함께 조직문화 전반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가해자 의혹을 받던 4명 중 주동자로 의심받는 A 씨와는 즉각 계약 해지, 나머지 3명에 대해선 재계약을 체결했다.
유족은 MBC에 공식사과 및 재발방지 입장 표명, 기상캐스터 정규직화, MBC 내 비정규직 프리랜서 전수조사 등을 요구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약 27일간 단식 농성을 벌이며 딸의 죽음에 대한 분노, 억울함을 드러냈다. 오요안나 1주기를 맞아 유족은 MBC 앞에서 추모문화제를 진행하기도 했다. 고인의 친오빠는 "그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진실이 밝혀지고, 방송 미디어 현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MBC는 오요안나 1주기에 애도를 표하며 "MBC는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지난 5일 한차례 유족과 잠정 합의한 MBC는 오는 15일 유족과 함께 고인에 대한 사과와 명예 사원증 수여, 재발방지책 등의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을 계획했다. A 씨는 여전히 직장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반박하고 있는 상황. 이 가운데 MBC와 유족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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