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연합뉴스 언론사 이미지

요르단 국왕 "팔레스타인 국가 안 세우면 중동 가망 없어"

연합뉴스 장재은
원문보기

요르단 국왕 "팔레스타인 국가 안 세우면 중동 가망 없어"

서울맑음 / 6.7 °
"두 국가 해법이 유일 해법"…트럼프 평화구상에 기대
"하마스 합의조건 지킬 것…네타냐후는 아예 못 믿겠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팔레스타인 독립국 수립을 지속 가능한 중동 평화의 필수 조건으로 꼽았다.

압둘라 2세 국왕은 13일(현지시간) BBC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아랍·무슬림 세계와 이스라엘의 관계를 위한 미래를 찾아내지 못하면 우리는 가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에 항구적 평화를 정착할 유일한 해법으로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지목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를 통해 서로 국가 지위를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한다는 접근법이다.

압둘라 2세 국왕은 "정치적 해법을 내다보며 사태(가자지구 전쟁)를 되돌릴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상황이 다시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평화 구상에 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1단계로 인질과 수감자를 석방하고 가자지구 전쟁을 잠정적으로 멈춘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는 하마스의 무장해제,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 팔레스타인 과도정부 수립 등이 담겼으나 두 국가 해법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을 지지하면서 팔레스타인 독립국 수립이 내포된 두 국가 해법에 거세게 반대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이 가자지구에 사실상 국가를 갖고 있으면서 한 것이 평화였냐 공존이었냐"며 "우리를 계속 공격하고 가자지구를 테러 기지로 바꾼 게 그들이 한 짓이었다"고 주장했다.


압둘라 2세 국왕은 네타냐후 정권의 강력한 반발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수립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랍권 지도자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대통령과 아랍권 지도자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유엔 총회에서 다른 아랍권 지도자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중동 평화구상을 미리 접하고 의견을 나눴다.

압둘라 2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모두에게 보낸 메시지는 '사태(가자지구 전쟁)를 지금 멈춰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우리는 누군가 그 일을 할 수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 당신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구상을 실현해가는 과정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경계도 뒤따랐다.

그는 네타냐후에 대해 "그 사람이 하는 말은 하나도 못 믿겠다"며 아랍권 지도자들과 평화를 함께 구축할 다른 이스라엘인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평화구상에 따라 가자지구 통치권을 독립적인 팔레스타인 기구에 넘길 가능성은 크다고 내다봤다.

압둘라 2세는 "하마스와 밀착해 공조하고 있는 카타르, 이집트가 내내 확인을 해줬다"며 "하마스가 제시된 조건을 지킬 것 같다는 매우, 매우 낙관적인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와 논의할 때 이번 문제가 가자지구에 국한된 것, 특정 사안에 대한 정치적 해결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며 "그는 중동 전체의 평화 구축을 주시하는데 이는 팔레스타인이 미래를 갖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중동 내 삶의 터전을 두고 여러 차례 전쟁을 치르는 등 80년 넘게 잔혹사를 되풀이하고 있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침투해 약 1천200명을 죽이고 250명가량을 자신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인질로 끌고 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궤멸하겠다며 보복에 나서 가자지구를 초토화했다.

전쟁범죄 논란 속에 가자지구 내에서 숨진 이들은 6만7천여명이며 이들 중 대다수가 여성, 어린이 등 민간인으로 추산된다.

jangj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