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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요토미” “똥 싸고 있다”…올해도 ‘막말 국감’[이런정치]

헤럴드경제 한상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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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요토미” “똥 싸고 있다”…올해도 ‘막말 국감’[이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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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첫날부터 법사위 등 막말 공방
“정쟁 유혹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한상효 기자]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부터 ‘막말’로 도배되고 있다. 이번에도 정책 감사보다 자극적 언행만 부각되는 ‘정쟁 국감’으로 흐르게 될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수현 의원은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일 또 현장 국감이 열린다면 내일은 민주당이든 무소속 최혁진 의원님이든 모든 범여권의 의원들이 차분하게, 두 가지 본질에 대해서 계속 질문을 계속 차분하게 하는 것이 맞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감에서 ‘조요토미 희대요시’ 등이 거론된 것과 관련해 “의도는 이해 하겠지만, 본질적 답변을 이끌어내는 회의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감 첫 날이었던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국회 법사위 대법원 국감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진에 조희대 대법원장 얼굴을 합성하고 ‘조요토미 희대요시’라고 적힌 이미지 사진을 들어 보이고, 일본이 한국의 사법부 장악을 위해 조 대법원장을 심었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음모론이자 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박 의원은 “국민들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이해하실지, 설득이 될지 이런 부분이 의아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막말 감사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도 이어졌다. 산자위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지식재산권 분쟁 해소 합의문 공개 여부를 두고 한바탕 고성이 일었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우리 정부는 윤석열 정부가 싸놓은 똥을 치워야 하는 입장에서 미국이라는 상대방도 있기에 공개에 신중한 것”이라며 “매국계약은 이 정부에서 치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발언했다.

해당 발언을 들은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똥 쌌다는 게 무슨 말이냐. 이재명 정부가 똥을 싸고 있다”고 맞불을 놓았다. 이처럼 계속 오가는 고성으로 진행이 난항을 겪자, 산자위 국정감사는 개시 1시간 20분 만에 정회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선 피감기관 직원이 실신하는 사태가 벌어지며 여야 간 삿대질을 동반한 높은 수위의 말싸움이 일었다.

한 정치평론가는 “국정감사는 가뜩이나 관심을 못 받는 정책과 민생을 이벤트화해서 집중을 모으는 논의의 장인데, 그곳에서 자신의 권력을 키우려는 정쟁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가 안타깝다”고 평론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정쟁의 소재로 쓰며 진영 논리와 (그들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모습은 보기 안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