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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병식서 재래식 전력 강화 메시지…김정은·시진핑 '밀월관계' 과시

이데일리 김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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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병식서 재래식 전력 강화 메시지…김정은·시진핑 '밀월관계'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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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 의원, 열병식 분석자료…"대남 위협 무기 현대화"
다련장 자폭 드론 발사 차량 등 러 파병 영향 곳곳에
시진핑, 김정은에 답전 "중국과 북한은 운명공동체"
북중 "국제 및 지역 문제들에 전략적 협조 강화" 약속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했는데,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화성-20형’과 극초음속미사일 등 전략무기뿐 아니라 재래식 전력도 한층 현대화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남측에 크게 뒤처진 전차와 자주포 등 재래식 전력 개량에도 나서 이른바 북한식 ‘핵-재래식 통합’(CNI) 전략을 가속화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국제 및 지역 현안에서의 전략적 협조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혀 주목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북한 열병식 분석자료를 통해 “다연장 순항미사일과 전술미사일, 자폭드론 발사대의 공개는 동시 다발적(벌떼) 공격 능력 강화 목적”이라며 “서해5도 기습 점령을 겨냥한 ‘제41상륙돌격대대종대’와 산악 경보병부대인 ‘적후산악활동부대종대’ 등 특수부대의 대규모 참가도 눈에 띈다”고 밝혔다.

특히 길리슈트로 위장한 ‘적후산악활동부대종대’와 신규 편성된 저격수 종대의 등장은 주목할 만하다. 길리슈트는 나뭇잎 등 자연물로 은신 복장을 구성해 열영상·무인기 탐지가 어렵게 한 것이다. 저격 임무 효율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지난 4월과 8월에도 길리슈트를 착용한 병력 훈련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번에는 규모를 더 키워 대거 등장시켰다.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진행된 가운데, 이동식 자폭드론 발사차량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진행된 가운데, 이동식 자폭드론 발사차량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러시아 파병을 통해 드론 전술과 관련 기술을 습득한 북한군은 이동식 자폭드론 발사차량과 신형 전술미사일 발사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북한판 ‘하롭’으로 불리는 자폭드론 6기를 탑재하는 컨테이너 형태의 이동식발사대였다. 또 신형 전술미사일 발사대는 북한판 ‘스파이크’로 추정되는 미사일 탑재 발사대로, 전술미사일을 방사포처럼 동시에 쏘는 형태로 보였다. 탄도미사일과 전술미사일, 자폭드론을 혼합 운용해 한·미의 미사일방어 체계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신형 전차 ‘천마-20’은 지난 5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탱크 공장 시찰 때 처음 공개된 것과 동일한 모델로, 이번에 공식 명칭과 기동 장면이 공개됐다. 적의 대전차무기 접근 시 자동으로 반응해 요격하는 이른바 ‘하드킬’ 능동방어체계를 탑재한게 특징이다. 기동성을 강조한 신형 155㎜ 자주포의 경우 기존 152㎜ 계열 구형 자주포와 비교해 현대화·장거리화·기동성 강화에 초점을 둔 무기로 평가됐다.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진행된 가운데, 신형 전차 ‘천마-20’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진행된 가운데, 신형 전차 ‘천마-20’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답전을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 76주년을 맞아 보낸 축전에서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전통적인 조중 친선을 끊임없이 심화·발전시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며 양국 간 전략적 의사소통과 협조 강화를 약속했다.


시 주석은 답전에서 “중조(북중)는 운명을 같이하고 서로 돕는 훌륭한 이웃, 훌륭한 벗, 훌륭한 동지”라면서 “전통적인 중조친선을 계승하고 더욱 발양시켜 친선적 교류와 호혜협력을 심화시키며, 국제 및 지역 문제들에서 전략적 협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번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 권력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을 파견하며 우호 관계를 과시했다. 리 총리는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와의 회담에서 “중조 쌍방이 두 나라의 사회주의 위업을 적극 추동하고 다자무대에서 호상 지지·성원하면서 국제적 공평과 정의를 실현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