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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파키스탄 국경서 무력 충돌… 탈레반 "영공 침범에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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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파키스탄 국경서 무력 충돌… 탈레반 "영공 침범에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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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지역에서 총격 동반한 전투
파키스탄 "무장단체 지원 멈추라"


탈레반 병력들이 지난 8월 19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총을 든 채 서 있다. 카불=EPA 연합뉴스

탈레반 병력들이 지난 8월 19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총을 든 채 서 있다. 카불=EPA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간 국경지역에서 무력충돌이 벌어졌다. 아프간 정부를 자임하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파키스탄 측 초소를 공격했다. 지난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벌어진 파키스탄 내 분리주의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의 수장 암살 시도가 충돌의 불씨가 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아프간 탈레반이 전날 오후 늦은 시각 국경지대에 있는 파키스탄 보안군 초소를 공격해 양국 국경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측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아프간의 도발적 총격에 전력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며 국경을 따라 6곳 이상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아프간 동부 쿠라르·낭가르하르·팍티아주(州)를 비롯해 남동부 호스트주와 남부 헬만드주에서도 교전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최근 이어진 아프간 내 공습을 이번 공격의 이유로 삼았다. 탈레반이 운영하는 아프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카불을 향한 공습에 보복하기 위해 파키스탄 보안군과 격렬한 교전을 벌였다"면서 "상대방이 또다시 아프간 영공을 침범한다면 우리 군대는 영공을 방어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카불에서 두 차례 폭발음이 들리는 등 공격이 이어졌고, 10일에는 파키스탄과 아프간 국경 지역인 파티카의 시장도 폭격을 당하는 등 최근 아프간 내부에서는 파키스탄이 배후로 의심되는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당시 파키스탄은 카불에 체류 중이던 누르 왈리 메수드 TTP 지도자를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수드의 생존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파키스탄은 해당 공습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다만 파키스탄은 이날 탈레반의 공격이 이어지자 "탈레반은 TTP를 숨겨주는 일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TTP는 아프간 탈레반과의 협조 아래 파키스탄 정부 전복과 이슬람 율법(샤리아) 국가 건설을 목표로 삼는 무장조직이다. 2021년 탈레반의 카불 점령 이후 파키스탄에서는 무장단체의 공격이 급증했는데 이 중 대다수가 TTP의 소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