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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 "경증질환 건강보험 보장 축소해야"…"사회적 논의 필요"

머니투데이 박미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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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 "경증질환 건강보험 보장 축소해야"…"사회적 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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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4%가 경증질환보다 중증질환자가 우선 보장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전체 응답자의 76.9% "건강보험료 유지하는 선에서 질병 유형에 따라 보장성 차등해야"

경증질환 대비 중증질환 우선 보장 관련 설문조사 결과/그래픽=이지혜

경증질환 대비 중증질환 우선 보장 관련 설문조사 결과/그래픽=이지혜


감기 진료비가 증가한 가운데 국민의 절반가량이 중증질환과 희귀난치질환 보장 강화를 위해 경증질환의 보장 범위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등으로 의료비 지출이 100조원을 넘어서고 건강보험료 지출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건강보험료 인상보다는 경증질환 보장 범위 축소 같은 지출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견해가 나오는데, 국민들도 이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감기 관련 상병코드 'J00~J06' 관련 진료비(건강보험공단 부담금+환자 본인부담금)는 2조1069억원으로 2020년 9789억원 대비 115% 증가했다.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된 감기 진료비는 지난해 1조5395억원이었다.

국내에서 지난해 전체 질환 대상으로 지출된 총진료비는 116조6253억원에 달할 정도로 증가세다. 2020년 86조8750억원 대비 의료비가 34.2% 증가했다. 고령화 등의 영향인데 그만큼 국민의 건강보험료 지출 부담도 커졌다. 내년 건강보험료는 올해 대비 1.48% 인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상당수 국민들이 건강보험료를 올리기보다 경증질환 보장 축소, 중증·희귀난치질환 보장 강화로 건강보험 지출 구조를 효율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중증질환 치료제의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 재정 운영 효율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중증질환자가 경증질환자보다 우선 건강보험 보장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74.4%가 그렇다고 답했다. 18.5%는 매우 그렇다, 55.9%는 그렇다고 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대답은 6.5%에 불과했다.

'중증질환 보장 강화를 위한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에서 경증질환에 대해 도움을 주는 범위를 축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에는 절반가량인 46.6%가 동의했다. 9.0%는 매우 그렇다, 37.6%는 그렇다고 했다. 문항에 동의하지 않는 비율은 20.0%였다.


'희귀난치성질환 보장 강화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에서 경증질환 보장 범위를 축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에도 52.7%가 동의했다. 9.4%가 매우 그렇다, 43.3%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대한 비율은 18.3%였다.

건강보험의 경증질환 보장 금액이 감소하면 병원 방문 횟수가 현재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60.0%였다. 15.3%가 매우 그렇다, 44.7%가 그렇다였다. 병원 방문 횟수가 줄지 않을 것이라 응답한 비율은 13.1%였다. 또 전체 응답자의 71.7%가 경증질환 진료 시 보장 금액이 감소하고 본인부담금이 증가하면 의원(병원) 진료를 받지 않고 자가 관리를 하겠다는 의향을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27.7%는 경증질환 보장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본인부담금 추가 지불 의향이 없다고 했다. 72.3%는 추가 지불 의향이 있다고 했는데 5000원이 50.4%로 가장 많았고, 1만원을 초과하는 추가 지불 의향은 4.6%에 불과했다.


상당수는 건강보험의 추가 인상을 원하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76.9%가 건강보험료를 유지하는 선에서 질병 유형에 따라 보장성을 차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건강보험료를 인상해서라도 질병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5.6%에 불과했다. 건강보험료를 인하하고 질병 보장성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은 6.2%였다.

권용진 교수는 "국민들이 이제는 건강보험료를 올리는 것보다 경증질환 보장을 줄이고 중증·희귀난치질환 보장을 강화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의미"라며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지출 구조 변경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정형선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부 교수도 "정부가 중증질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지원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하기 위해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의사 이용이 불필요한 가벼운 감기 등 경증질환은 본인부담금 인상을 통해 신중하게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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