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페이스북 |
김건희 여사 일가가 연루된 공흥지구 특혜 의혹 등으로 특검 조사를 받던 경기 양평군 간부 공무원이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이 강압과 회유를 통해 특정 진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하며 특검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건희 특검은 “강압적 분위기도 아니고 회유할 필요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양평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양평군청 소속 50대 사무관(5급)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타살 혐의점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는 A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달 2일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의혹은 김 여사 모친인 최은순 씨의 가족회사 ESI&D가 2011∼2016년 양평 공흥지구에서 아파트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개발부담금을 내지 않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A씨는 2016년 당시 양평군청에서 개발부담금 관련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평범한 국민 한 명이 특검의 무도한 수사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특검의 강압 수사를 비판했다. 장 대표는 A씨가 남겼다는 메모도 공개했다.
메모에는 “이 세상을 등지고 싶다. 치욕을 당하고 직장생활도 삶도 귀찮다. 정말 힘들다. 나름대로 주민을 위해서 공무원 생활을 열심히 했는데 다 귀찮고 자괴감이 든다”, “모른다고 기억 안 난다고 사실대로 말을 해도 계속 다그친다. 사실을 말해도 거짓이라고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수사관의 무시 말투와 강압에 전혀 기억도 없는 진술을 했다. 오전부터 그런 일이 없다고 했는데 군수가 시켰느니 등 지치고 힘들고 계속된 진술 요구에 강압에 군수 지시는 별도로 없었다고 해도 계속 추궁했다”, “기억도 없는 대답했다. 바보인가 보다. 수사를 하면서 집에 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 수사관들이 정해서 요구하며 도장을 찍으라고 계속 강요한다”고도 적었다.
A씨의 변호인인 박경호 변호사는 “민중기 특검의 강요·회유·압박·유도심문·반복심문·심야조사는 불법수사”라며 “유족들과 협의해서 불법수사로 선량한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특별검사와 담당 수사관들을 직권남용 가혹행위 허위공문서 작성으로 고소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건희 특검은 “강압적 조사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특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달 2일 오전 10시 10분부터 오후 10시 40분쯤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으며 점심·저녁 식사 시간과 3회의 휴식시간을 보장해줬다고 밝혔다. A씨는 오후 11시 10분쯤 조서 열람을 시작해 이틑날 오전 0시 52분경 조서 열람을 마치고 귀가했다.
이어 “조사를 마친 후에는 담당 경찰관이 A씨를 건물 바깥까지 배웅하며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했다”며 “건물 외부 CCTV에 잡힌 A씨의 귀가 장면을 통해 강압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간접적 정황도 확인했다”고 했다.
특검팀은 “A씨 조사 이전에 다른 공무원을 상대로 A씨의 진술과 같은 내용의 진술을 확보하고 있었다”며 “A씨 조사는 이미 확보한 진술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진행됐고, 새로운 진술을 구할 필요가 없었다. 강압적 분위기도 아니고 회유할 필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또 “현재 유포되고 있는 서면(문서)은 A씨가 사망한 장소에서 발견된 실제 유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인이 된 A씨에 대해 진심으로 명복을 빌고 유족에 대해서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안타까운 죽음마저 정쟁에 끌어들이는 우를 범하지 마라”고 비판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공지를 내고 “고인에 대해 진심으로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 위로를 전하는 것이 먼저”라며 “양평군 공무원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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